건담계의 영원한 라이벌
기체인 RX-78과 자쿠에 이어, 가장 인기높은 건담이 있다면? 그것은
당연히 제타 건담일 것입니다. 그렇기에 3번째 MG 기체로써 당연~히
제타건담이 출시되었습니다. (번호로는 5번째지만, 어차피 앞의 두 개는
사출색 variation이므로) 그리고 이 MG 제타 건담의 가장 큰 문제는,
높은 인기 때문에 너무 일찍 나와 버렸다 는게 역으로 아쉬움을 남기게
되었습니다.
이 MG 제타는 참으로 많은
건프라 매니아들에게 애증의 대상이 되기도 한 킷입니다. 또한 너무
기대치가 높아서 다분히 평가절하된 면도 많은 불쌍한 킷이기도 하구요..
말도 많고 탈도 많지만, 그만큼 인기있는 기체라는 뜻이겠지요?
우선, MG 제타는 초기 MG개발자들의
장인정신의 집대성같은 킷입니다. 3000엔이라는 (물론 예전이라 더 싸게
나온거겠지만) 가격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풍성한 구성과 집요한 설계가
돋보이며, 나름대로 완벽을 추구하려 했던 흔적이 곳곳에 묻어나는 킷이지요..
박스도 일반적인 3000엔급 MG와 전혀 다른 크기의 큰 박스이죠. RX-78
v1.0이나 자쿠II 보다 좀더 레벨업된 설계방식이나, 세련되진 스타일
등등, 구석구석 따져보면 정말 역사적인 명작중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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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증의 킷. 낙지 건담의 오명..
하지만 지금에 와서 많은
건프라 매니아들의 애증의 대상이 된 가장 큰 이유는.. 기술적
한계로 인해 관절이 약하다는 점.. 이른 바 MG제타 = 헐렁이 건담 이라는
오명이 따라다니게 되 버렸습니다. 사실 따지고 보면, MG 제타의 관절은
아주 그렇게 헐렁이라 부를 수는 없습니다. 가만히 세워두면 혼자 자빠지거나
하는 것도 아니고, 아주 뻑뻑하지 않을 뿐 그렇다고 진짜 펄펄 뛰는
싱싱한 산낙지 같은 겔구그 초판에 비하면 전혀 헐렁하다고 보여지지
않습니다. 몸관절만큼은 적당~히 각을 잡아 줄 수 있습니다만...
가장 눈에 걸리는 문제는
뒷날개 부분인데, 덩치에 비해 연결부가 너무 부실하게 설계되어 있어서
사진에서 보이다시피 저절로 헤벨레 벌어지고 늘어지는 문제가 상당히
심각합니다. (1996년도 초판이나 2004년도 재판본이나 마찬가지. 즉
뽑기운도 소용없음) 그리고 초기작답게 악력도 약하고 (-_-;) 복잡한
변형 기믹들 때문에 몸을 움직이다보면 너무 불필요하게 여기저기 움직여
버리는 점도 있구요. 등짝의 무게 때문에 무릎에 부하가 많이 걸리는데,
그 부하에 비하면 별로 안 뻑뻑한 관절이라 불안한 면도 있기는 합니다.
이와 함께, 예전 1/100
구조에 비하면 변형기믹이 현격히 발전되었지만, 너무 여기저기 접히고
가동되는데가 많다는게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실제로 세워두는 MS 모드보다,
웨이브라이더로 변형시키고 나면 기체 여기저기에서 신음소리가 나면서
고정이 잘 안됩니다. 나름대로의 고정부들이 존재하지만, 그다지 쓸모는
없는 듯; 특히 새롭게 시도된 다리연결판의 변형기믹은, 구조적으로는
굉장히 나이스한 아이디어지만, 웨이브라이더 모드에서 고정이 잘 안되서
애물단지처럼 되버립니다. 그래서 웨이브라이더 변형 후 다리 전체의
고정이 잘 안되서 이리저리 출렁대지요. 또한 아래쪽에 고정한 날개부
역시 고정이 애매해서 몸체에 딱 안붙고 아래로 처지기도 하고.. 여하튼
MS모드보다는, 웨이브라이더 모드에서의 내구성이 불안한 킷입니다.
그런데 뒷날개가 헐렁거리는
문제는, 통상 사용되는 순접(순간접착제)를 연결부에 살짝 발라서 몇시간
정도 충분히 굳히는 방법으로 거의 완벽히 해결됩니다. 관절이
연결되는 구멍을 좁고 뻑뻑하게 만들어 버리면 되지요. 손가락 악력도
이와 같은 방식으로 하면 많이 개선되는데, 기본적으로 MG 제타를 만드실
분이라면 꼭 뒷날개 연결부만큼은 순접보강을 권해드립니다. 개조라고
부르기도 민망할 정도로 정말 쉽고 간단한 방법이지만 효과는 탁월합니다.
여하튼 간에 이렇게 별로
타이트하지 않은 관절기믹들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분들이 많았고,
그 때문에 헐렁이 건담(또는 낙지건담~)이라는 오명을 쓰게 된 것이지요.
확실히 관절들만 튼튼하면 굉장히 획기적인 품질이었을텐데, 큰 아쉬움이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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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G 제타의 재평가
이런 허약한 관절을 빼고
얘기하면, 사실 MG 제타는 상당히 훌륭한 킷입니다. 96년 당시에는 MG
퍼스트 v1.0 이상으로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켜서, 모형잡지 마다 앞다투어
찬사를 늘어놓기도 했습니다. 저역시 그당시 MG 제타를 만들어보고 너무나도
감탄해서 감격의 눈물을 흘리기까지 했었죠. 그때 기준으로는 어마어마한
색분할과 설정색 재현, 구판 1/100과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개선된 변형방식,
매우 세련되고 색다른 느낌의 각선생 스타일의 프로포션, LED 발광기능에
디테일 죽이는 랜딩기어, 완벽한 기믹의 하이퍼 메가런쳐까지!
ㅠ.ㅠ 그야말로 제타가 가진 모든 것을 최선을 다해 완벽하게 구현해준
반씨네 개발자들에게 경의를 표했더랍니다.
그리고 그 전까지 나온
옛날 반다이 건프라들 관절이 대체로 별로였기 때문에, MG 제타의 헐렁한
느낌같은 것은 그저 개수포인트 정도로만 여겨진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나~중에 발매된 후속 기체라 할 수 있는 리가지와 제타 플러스는 MG
제타와는 달리 몸전체가 뻑뻑하고 튼튼한 관절을 보여줌으로써, MG 제타의
헐렁이 관절은 심한 비판의 대상이 되기 시작했고, 많은 이들이 RX-78처럼
버전업이 이루어지길 기대하게 된 것이죠, 특히 제타플러스의 보다 완벽해진
"튼튼한" 변형시스템에 대비해 상대적으로 꿀려보이다보니,
더 이상 변형킷이기 때문에 그렇다라는 변명이 통하지 않게 된 것입니다.
리뷰를 업그레이드하는
2005년의 시점에서 봐도, 찬찬히 들여다보면 MG 제타는 나름대로 한
획을 그은 킷인 것이 분명하게 느껴집니다. 당시에는 정말 너무나도
신선하고 세련되게 느껴졌던 프로포션... 구판 1/100에 비해 일취월장한
느낌이었지요. 지금 시점에서는 사람마다 선호도의 차이가 많고, 어느사이인가
각선생 디자인에 질린 많은 사람들이 원작의 프로포션을 더 원하게
되 버린 듯 합니다. 물론 프로포션의 느낌은 개인차가 있는 부분. 아마
MG제타, 그리고 정말 똑같이 디자인된 PG 제타의 디자인에 식상해졌고,
복고풍으로 출시된 HGUC 제타가 인기를 끌면서 더 그렇게 된 듯 합니다.
유행이란 역시 변하기 마련이니까요.
MG 제타의 무장들을 보면,
모두 하나같이 기믹이 너무나도 잘 구현되어 있어서, PG와 비교해도
별로 다를 것이 없을 정도입니다. 오히려 PG엔 하이퍼 메가런쳐같은
멋진 무장이 빠져있지요. 그레네이드의 재현도 좋고(이는 사실 1/100
구판에서조차 구현된 것이지만) 옆구리의 빔샤벨 수납부 설정도 굿.
MS모드와 웨이브라이더 모드 모두에서 콕핏 해치가 재현되는 것도 좋습니다.
특히 MG제타는 유일 무이하게 묵찌빠손의 마디 하나가 더 가동하는 킷이기도
합니다. 물론 실제로 별 효용성은 없어서(악력이 약하니까;;) 이후로는
완전히 사라져 버린 방식이긴 합니다만, 그래도 어쨌든 MG 제타를 더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포인트 중 하나이죠.
MG 제타의 변형방식은 매우
획기적이었고, 제타 플러스에 그대로 이어질 정도로 구조적 아이디어
자체는 훌륭합니다. 다만 MG 제타는 변형구조들을 고정하는 방식에서
미숙했고, 그 때문에 불만도 많아지긴 했지만, 어쨌든 변형된 웨이브라이더의
프로포션은 일품입니다. 특히 대폭수정된 다리연결판 변형 방식이
효과적이긴 한데, 역시 고정이 잘 안된게 결정적인.. 또한 아직까지
MG중에선 유일하게 발광 시스템을 가진
킷입니다. 스테빌라이저에 발광다이오드(LED)와 수은전지, 스위치부가
있어서 웨이브라이더 모드시 스테빌라이저 테일에 불을 켤 수가 있지요!
반씨네 개발자들이 얼마나 제타에 대해 애정을 갖고 개발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한가지.. 변형기믹에만
충실하다보니, 내부프레임이 전무합니다 ^^; 그만큼 내부에 오밀조밀
변형기믹이 충실하니까 뭐.. 버전업이 된다한들 프레임을 재현하기는
역시 쉽진 않은 구조일 듯. 상아색 느낌이 나는 푸르딩딩한 사출색은,
의도적인 색감이긴 한데 지금에 와선 좀 유행이 지난 후의 촌스러운
느낌을 줍니다;; 팔다리 가동성은 의외로 완전접힘을 보여주지만,
실제 액션포즈시 역동성의 한계는 있습니다. 어깨의 가동범위는 좁은데,
대신 팔의 움직임 각이 좋은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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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
어쨌든, 구판 1/100 제타건담
(주로 아카제의 기억들..)의 추억을 가진 분들에게 MG 제타는 굉장히
특별한 킷입니다. 80년대의 그 구판 1/100은 지금보면 황당한 품질이지만,
당시엔 그 불가능해보이던 변형기믹을 재현해준 것만으로도 많은 이들을
감동의 도가니로 마구마구 몰아넣었던 추억의 킷이지요. 거기에 이 MG
제타는 구판에 비해 엄청나게 개선된 변형방식을 보여줌으로써,
핫도그 같던 구판 1/100 웨이브라이더와는 달리 얄쌍하게 정말 비행기
같은 느낌을 줌으로써 더더욱 감동의 도가니탕에 빠지게 했었습니다.
적어도 1996년에는.
건프라매니아라면, 이 MG
제타를 생각하면 저처럼 정말 오만 잡상과 감흥이 뒤죽박죽으로 떠오를
겁니다. 이미 최신의 고품질 킷에만 단련된 세대들에겐 비난의
포화를 받고 있지만, 그만큼 인기가 높고 기대치가 높다는 반영이기도
하지요. 그러나 MG 제타의 발매당시를 기억하는 분이라면, 마냥 쉽게
비난하기 힘든 킷이구요. 비난보다는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더 품질이
좋아지는 건프라들을 보며 MG 제타에 대한 아쉬움이 점점 커진 정도?
다른 어떤 킷보다 자세히
설명된 위 사진들을 보다보면, MG 제타 자체는 결코 허접한 킷이 아니란
것을 느끼실 것입니다.. 3000엔이라는 가격에 대비하여, 정말 제타의
모든 것이 충실하게 구현되어 있는, 개발자의 장인정신이 살아있는 킷이지요.
그리고 적어도 MS모드에서만큼은 그렇게 헐렁하기만 한 킷은 분명 아닙니다.
적당히 각잡고 잘 서있다구요! 주로 문제는 변형하면서 생기는 짜증이..;;
그래도 웨이브라이더로 변형해놓은 모양새는 상당히 멋지기도 하구요.
(고정이 잘 안되서 그렇지;;)
결국 이런 관절들과 오래된
킷의 한계 때문에 품질면에서 마냥 점수를 주기 힘든 킷이지만,
그렇다고 마냥 허접한 킷이라 고는 부를 수도 없는, 건프라매니아들에겐
애증의 화신, MG제타가 오명을 벗는 길은? 결국 2.0이 출시되는 것.
그리하여 결국 2005년 12월 제타 2.0이 탄생하게 되었지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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