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롱넷 회원제 카페 개장 1주년 기념리뷰로 낙점된 녀석은, 엉뚱하지만 메탈제 완성품인 Metal Grade RX-78입니다. 최초의 非인젝션 리뷰가 되겠군요. ^_^
이 킷은 2002년도에 한정판 비스무리(한정이라곤 안했지만 재판될 가능성이 거의 보이지 않기에 -_-;;)하게 출시된 스페셜 킷입니다. 대략 신품가만 4만엔에 가까운 고가의 메탈킷으로써, 현재는 옥션에 가끔씩 나오지만 부르는게 값인 레어처럼 되어 버렸습니다.
이 킷은 철저히 '소장용'의 컨셉에 가까운 완성품 메탈킷입니다. 무쟈게 럭셔리한 금속 케이스 하며, 폭신한 보관부 등등, 케이스에 잘 넣어서 보관해둠직한 녀석이지요. 뒤집어 말하면, 사실은 세워놓기가 무척 부담되는 녀석입니다..
일단 이 메탈 그레이드 퍼스트를 손에 쥐어보면 크기에 비해 상당히 묵직한 중량감에 놀라게 됩니다. 무게는 700그램 정도로, MG 사이즈임에도 불구하고 무게는 PG급이기 때문이죠. 일반적인 초합금혼 제품들보다 훨씬 무겁고, 재질감과 중량감 자체가 전혀 다릅니다. 이거 들다 MG 들어보면 무슨 종이조각 드는 느낌이 듭니다 ^^;
몸체 외장의 거의 대부분이 완벽에 가깝도록 다양한 메탈재질로 구성되어 있으며, 머리의 뿔과 그 뿔을 고정하는 코딱지 만한 부품조차 메탈로 되어 있습니다. 가슴의 덕트도, 빔사벨도, 주먹손도, 버니어도, 모조리 묵직한 메탈로... 관절 코어 일부만 ABS제일 뿐, 진정한 'Metal Grade'라 불러도 손색이 없을 듯 합니다. 이러한 메탈릭한 느낌은, 맨들맨들한 초합금 혼과는 전혀 다른 질감으로써, 거칠고 무거운 금속의 느낌입니다.
디테일적으로는 몸체 곳곳에 패널라인이 많이 들어가 있는, MG 퍼스트 v1.0과 약간 비슷한 컨셉입니다. 물론 페담에 비하면 거의 없는 편이지만(-_-;) 메탈제임에도 불구하고 여기저기 디테일이 많이 신경쓴 티가 납니다. 특히 버니어가 대빵 커진 백팩의 중량감과 금속질감은 가히 압권이죠. 또한 백팩만 특이하게 커버를 떼내어 내부 프레임을 볼 수 있습니다. 새롭게 바뀐 라이플과 쉴드 / 빔사벨의 디자인도 매우 세련되어진 듯 합니다.
부속으로는 습식데칼과 에칭파츠가 들어있는데, 건담계에서 보기 드문 에칭파츠의 디테일이 상당히 좋습니다. 물론 에칭 파츠가 일상화(?)된 밀리터리나 에어로의 것들이 비하면 비슷하거나 약간 더 두리뭉실한 스타일이긴 하지만, 어디까지나 건플라의 관점에서 보면 상당히 군침도는 녀석들입니다. 몸체 곳곳에 취향따라 붙이라곤 되어 있는데, 떼어내기가 아까와서 못붙일 듯.. ^^;
이 메탈그레이드 퍼스트의 가장 큰 문제는, 내구성과 관절입니다. 몸체가 워낙에 심하게 무겁다보니, 관절에 무리가 많이 갈 수밖에 없지요. 어깨/팔뚝/사타구니/무릎 부분은 딸깍이 관절을 채용해서 크게 헐렁거리진 않지만, 이 4 부분을 제외한 발목/허리 팔 일부 등의 부위는 무게 때문에 고정이 무척 어렵습니다. 결국 혼자 세워놓기엔 너무 여기저기 건들~ 건들~ 거리면서 자꾸 자빠져 버리지요.
리뷰 사진들은 나름대론 그럴 듯하게 세워놓고 찍었지만.. 저렇게 자세 잡고 중심잡고 부품들이 안떨어지게 사진을 찍는 일은 정말 상당한 노가다입니다. ㅠ.ㅠ 한 장 찍는에 10분씩 걸리는 일이 허다했지요. 정말 조금만 중심을 잃으면 바로 철푸덕~ 하고 자빠지면서 팔이 빠지고 무장 떨어지고 뿔 빠지고.. ;;; 어쨌건 한번 세워두기도 상당히 거시기한 녀석이라 장식장에 전시하기는 힘드니까, 보관이나 잘하라고 가방이라도 럭셔리하게 잘 만들어준게 아닌가 싶습니다.. ^^;
또 한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늘 퍼스트 킷에 따라다니던 코어파이터가 들어있지 않다는 점입니다. 메탈제 코어파이터라면 꽤 멋졌을 듯 한데.
결론적으로 이 킷은 중량감과 독특한 금속질감, 디테일이나 부속들을 생각하면 대단히 훌륭하지만, 관절이나 내구성에서는 최악을 달리는 양면성을 갖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뭔가 품질을 노리고 살 만한 물건이라기 보다는 (사기도 힘들지만;) 매니아들의 소장용 레어품으로 가치가 있는 듯 합니다. 함튼 누가 기획한건지.. 오래살다 보니 참으로 별의 별 퍼스트가 다 나오는 군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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