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70년대말 80년대초 건담이 처음 나왔을 때부터 좋아했던 골수팬인지라,
우주세기 계열의 건담류만 선호하는 경향이 뚜렸한 편입니다. 건담시드
프라는 최신의 고품질이라는 점 때문에 어느 정도 관심만 가지고 있었는데..
결정적으로 시드쪽 프라에 손대게 만든 녀석이 바로 이 1/100 버스터
건담입니다. 모 샵의 진열장에서 가조상태로 커다란 바주카를 들고 서있는
이녀석을 보고 "아앗.. 이느낌..!" 하고 시드쪽도 손대기
시작했죠.
버스터 건담은 등에 350mm 건런쳐와 94mm 에네르기 화염 라이플을 장착한
형태의 원거리 공격/저격형 건담입니다. 뒤의 두 무기를 양쪽으로 번갈아
조합하면서 멋진 자태를 연출할 수 있는 녀석이죠.
프라색은 원래 컬러링에 충실하다보니, 녹색 주황색의 사출색감 자체가 아주 좋은
편은 아니긴 합니다. 조금은 칙칙한 느낌도 들지만, 뭐 그래도 전체적으로
느낌은 좋다고 생각되네요. 가동성은 90도 꺾임으로 평균수준이고, 관절부는
헐렁하지도 뻑뻑하지도 않게 적당한 수준입니다.
버스터 건담에서 흥미로운 것은 역시 건런쳐와 화염 라이플... 이 두 개의 무기를 지지하는 지지대가
꽤 좋습니다. 길게도, 짧게도 접었다 폈다도 가능하고 이중 관절에 360도
회전부가 있어서 다양한 각도 다양한 방향으로 지지가 가능합니다. 특히
이 지지대가 꽤 뻑뻑하게 잘 쪼여져 있어서, 헐겁지 않고 튼튼하게 원하는
방향과 높이, 각도로 무기를 받쳐주고 고정해줍니다. 또한 무기와 연결되는
부위는 볼조인트라 더더욱 다양한 방향전개가 가능한데.. 볼조인트 자체는
다소 헐거운 면이 있긴 합니다만, 조금 깊게 꽂아두면 (볼조인트의 꽂는
깊이를 조절할 수 있음) 고정은 그럭저럭 되는 편입니다.
결국 이러한 훌륭한 지지대 시스템에 의해 어떤 자세건 커다란 무기들이 흔들리지
않고 자세를 잡게 도와줍니다. 버스터 건담하면 양쪽에 각각의 무기를
허리춤에 수평으로 고정한 자세가 유명한데, 무기류 자체는 고정이 잘되지만
그 무기의 손잡이를 손으로 잡기가 상당히 어렵습니다. 겨우겨우 각을
잡을 수 있긴 한데 좀 아쉬운 부분이지요.
버스터 건담을 가장 멋지게 만드는 건 역시 무기합체 모드입니다. 건런쳐를
앞으로 하고 화염 라이플을 뒤로 꽂아서 길다란 대장갑용 산탄포를 만들
수 있고, 역으로 앞뒤를 바꾸어 연결하면 장거리용 고임펄스 저격 라이플로
변모합니다. 합체 길이는 약 25cm 정도로 상당히 깁니다. 가동성도 괜찮은
편이긴 하니까 적당히 자세 잡아주고 합체모드로 액션포즈를 취하면
박력 만점입니다~!
어쨋건 기존의 건담류에선 보기 힘든 장거리 대형무기 액션 포즈는 버스터 건담을
매우 독특하게 만들어주며, 고정도 잘되기 때문에 전시하기도 좋습니다.
무기와 연결되는 볼조인트 부분이 조금만 더 뻑뻑햇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고, 팔의 가동성이 좋았다면 더욱 퍼펙트한 키트가 되었겠지만.. 개인적으로
상당히 맘에 들어하는 시드 킷중 하나입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