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LD First Gundam

1/144 Char's Zaku

발매일 1980.9
가격 ¥300

최초의 건프라 1/144 퍼스트 건담이 발매된 후, 두달 후인 1980년 9월에는 건프라의 양대 산맥이라 할 수 있는 자쿠 샤아전용기가 1/144로 발매되었습니다.

보시다시피 떡벌어진 어깨와 역삼각형으로 강조된 상체, 두툼한 팔뚝과 좁은 팔목 등, 구수하면서도 정감이 가는 고전적인 프로포션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역시 구판의 매력은 오래된 애니에서 막 튀어나온 듯 한 이런 순수한 느낌의 프로포션이 아닌가 싶습니다.

불량소세지라 불리우는 샤아전용 사출색 역시 구판답게 절정의 저렴함(?)을 보여주고 있는데, 지금 시점에서 본다면 식완스러운 사출색감이라 결코 예쁘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이런 사출색감이 오히려 고전스러운 프로포션과 어울리는 느낌인데, 수십년이 지난 지금에도 구식 사출색감으로 그대로 재판해주는 것은 반다이의 의도적인 센스라고 보여지긴 하네요. 어쨌든 좋은 색감은 아니지만, 이런 색상이어야 고전 프라를 만드는 기분이 들긴 합니다.

구조적으로 본다면, 1/144 퍼스트 건담과 마찬가지로 링 고정형 어깨를 본드로 몸체에 고정하는 방식이라 여전히 어깨 조립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발목관절이 아예 없이 무릎 아래가 하나의 파츠로만 되어 있지만, 전체적인 가동 느낌은 오히려 발목 관절이 존재하던 1/144 퍼스트보다 좀더 나은 느낌이 들기도 하네요. 특히 구판에서는 불가능할거라 생각했던 자쿠 머신건 두손 사격포즈도 가능하다는 점이 나름 놀랍기도 합니다.

한가지 재미있는 점은, 샤아용 뿔을 머리에 끼우고 붙일 때 별도의 고정구멍이 없어서, 조립자가 직접 칼로 구멍을 뚫고 고정하도록 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물론 모든 부품은 본드로 붙여야 합니다) 이런 구판 킷을 처음 만들어본다면 당혹스러운 포인트인데, 이런식으로 쉬운 것부터 개조를 배우고, 이러지러 고쳐가며 만드는게 초기 건프라의 문화이기도 했지요. ^^

어쨌든 건프라의 역사를 쓴 기념비적인 킷으로서, 건프라 태동기의 킷 특징을 맛볼 수 있는 의미있는 킷입니다. 예쁘고 멋진 요즘 건프라도 좋지만, 이런 사출색과 이런 프로포션이야말로 올드팬들의 향수를 제대로 불러일으키는 추억의 완소아이템인 것도 같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