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다이 기술의 현재와 미래를 보여주는 킷"
애니없이 스토리만으로
존재하는 비주류 건담들 중에서, 가장 인기있는 기체중 하나인 하이뉴건담이
MG로 출시되었습니다. 이 하이뉴 건담은 뉴건담의 또다른 형태로써,
7년전 MG 뉴건담이 나왔을 때부터 variation으로 나올 가능성을 조심스레
점치던 녀석이었지요.
외형적으로는 분명 뉴건담을
베이스로 하고 있는 관계로, variation화가 유리하긴 하지만, 워낙 비주류
기체라는 인식 때문에 MG화는 어려울 거라 예측되었지요. 그런데 2007년에
와서, variation도 아니라 아예 싸그리 새롭게 설계된 신금형 최신 킷으로
하이뉴가 발매되어 많은 이들을 깜~짝~ 놀라게 만들었습니다. 결과적으로는
반다이가 자랑하는 최신기술+알파가 집약된 초고품질 킷으로 태어났는데,
정말 소재가 떨어져서인지, 아니면 무슨 또다른 노림수가 있는겐지 함튼
반씨네의 의도가 심히 궁금한 킷입니다 ^^;
● 스타일 & 프로포션
이 하이뉴 건담이 기대를
모은 이유는 역시 스타일리쉬한 디자인 때문일 것입니다. 배경이 어쨌건간에,
스타일 자체가 매우 간지나는 건 분명한 듯. 게다가 명품에 속하는 MG
뉴건담의 후계기라니! 개인적으로도 꽤나 맘에 들어한 디자인이었는데,
이즈부치 유타카상이 리파인하면서 기존의 하이뉴와는 약간 스타일이
달라졌지만, 어쨋든 스타일리쉬함은 잘 이어받은 느낌입니다.
일단 다른 건담에 비해
머리 두 개는 더 큰 거대한 등빨에, 요란한 핀판넬 악세사리 등으로
인해 볼륨감은 최고수준이지요. 가장 걱정했던 무게중심 문제는 여러
가지 관절고정 기믹들과 무게 배분으로 인해 무난히 구현되고 있습니다.
등짝이 주렁주렁한 킷
치고는 묘하게 무게중심을 잘 잡긴 한데.. 뭔가 모르게 발바닥 접지력이
좋지 않다는 느낌이 좀 들긴 합니다. 타이트하고 평평하게 발바닥이
딱 붙진 않고 뭔가 좀 들뜬 기분? 쉽게 자빠지진 않는데 영~ 석연치는
않은 구석입니다.
그리고 조립하다보면 분명
느낄 수 있는 점 한가지는, 다리의 전체적인 구성이 평소와는 다르다는
것입니다. 다리에 다이캐스트를 빼고 무게중심을 잡으려고 한건지, 다리가
일자로 쫙 펴지는게 아니라 뒤로 약간 비스듬한 각도로 조립됩니다.
앞으로는 더 이상 안꺾일정도로 펴주어도 약간 뒤로 꺾인 느낌이랄까요?
즉, 몸체를 옆면에서 봤을 때, 다리가 자연스럽게 뒤로 살짝 빠져주면서
무게중심을 잡을 수 있게 해줍니다. 상당히 미묘하면서도 은근히 티가나는
설계인데.. 이 때문에 약간은 프로포션이 깎인게 아닌가 하는 느낌도
듭니다. 개인차가 존재하는 부분.
MG 하이뉴의 스타일&프로포션에서
가장 논란이 될 만한 부분은 역시 얼굴부분.. 매우 많은 개인차가 존재할
듯 한 부분인데, 평소의 건담과는 좀 인상이 다릅니다. 못생겼다고 평하는
분들도 적지 않은 듯. 제가 보기에도 기존의 인상에 비해선 좀 어색한
표정이랄까.. 디자인적으로 왠지 아쉬움이 좀 남습니다.
● 색분할
MG 하이뉴를 처음 보면,
우선 한단계 업그레이드된 색분할에 감탄하게 됩니다. 사실 하이뉴가
아무리 뉴건담을 베이스로 하고 있다곤 해도, MG 뉴건담을 베이스로
variation으로 발매되기엔 색분할이 문제가 될거라 예측하고 있었습니다.
스프린트 도장 비스꾸리한 저 요상한 색조합을 반다이가 분할해줄리가
없어.. -_- 뭐 이런 생각인거죠.
그치만 이 완전신금형의
MG 하이뉴는 그 이상한 색조합을 정말로 부품분할로 완성했다는 점!
다른건 뭐 그렇다쳐도 특히 쉴드의 저 형이상학적인 색분할은 분명
"이전의 반다이와는 다르다!" 라는 삘을 주기 충분합니다.
반다이 건프라를 오래 만들어오신 분이라면 분명 느끼실 만한 전율입니다.
몸체의 색조합도 다분히
난해한 편이지만, 기본적인 부품분할로 충분히 잘 해결된 상태이며..
특히 어깨 버니어나 곧후(;)의 아주 작은 버니어 부분등이 일일이 색분할
된점이 재밌습니다. 평소의 반다이라면 안해줬을 만한 부분인데, 마치
만드는 느낌이 고토부키야의 느낌과 매우 유사합니다.
당연히, 최근 장인정신
가득한 색분할로 나름의 감동을 선사하는 고토부키야를 견제하려는 의도가
훤히 보이네요. 반다이가 기술이 없어서가 아니라, 단지 개발기간과
예산 등의 문제로 안할 뿐인거야 알고는 있었지만.. 이젠 "이까이꺼
우리도 할려면 한다!" 뭐 그런 의지로 보여집니다.
● 사출색
베이스 하얀색과 푸른색의
사출색감은 아주 최상급의 고급스러운 느낌입니다. 특히, 늘 푸른색의
사출색들이 맘에 안들었었는데.. 하이뉴의 약간 밝은 푸른색은 현재까지
보아온 푸른색 사출색감중 가히 최고라는 느낌이 드네요. 아주 훌륭합니다.
특히 등짝에 붙는 탱크
연결부에는 주황빛이 도는 메탈릭한 엑스트라 피니쉬 도장이 먹어 있습니다.
일반 킷에 특정 부품만 이렇게 티나게 코팅해주는 경우는 거의 없는데,
여러모로 고급스러운 킷입니다. 간혹 들어있는 멕기 부품과는 격이 다르지요.
반면.. 펄끼가 있는 은색의
사출색에 대해선 논란의 여지가 있습니다. 재질 특성상 물결무늬가 심해서
왠지 좀 사굴틱해보이기 때문이지요. 관점에 따라 평가는 달라질 수
있겠지만, 다른 고급스러운 사출색에 비하면 확실히 좀 떨어져보입니다.
비유하기가 좀 미안하지만, 고토부키야의 아머드 코어 킷을 보는 느낌이랄까요?
아머드 코어 킷이 사출색이 구린게 아니라 원래 메탈릭 사출색이라 그런
것이지만.. 하이뉴에 끼어들긴 뭔가 좀 언밸런스합니다. 차라리 은은하고
깊은 회색의 사출색이었다면 더 조화롭지 않았을까 합니다.
● 가동성
최근의 반다이 MG라면 극강의 가동성의 거의 기본입니다. 이 하이뉴 역시 마찬가지인데, 몇가지 더
추가적인 기믹이 생겨나면서 완성도가 더욱 높아졌습니다. MG 하이뉴의 가동특징을 정리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 팔다리 완전접힘은 기본
- 스트라이크 프리덤에 처음 채용되었던, 허리고정 기믹 채용. 등짝이 무거운 킷에겐 대단히 유용함.
- 고관절이 양쪽이 따로 분리되어 가동되는 기믹 채용.
- 어깨관절 상단으로 90도 꺾임.
- 발바닥은 앞뒤가 분리가동
- 손가락 분리절단 기능 제공. 본 리뷰에서는 악력을 위해 분리하지 않았습니다.
- 손목 앞뒤로 180도 꺾임
- 무릎 분리 관절
위의 최상급 가동성 옵션에 두가지 새로운 요소가 추가되었습니다.
- 정강이 앞쪽 장갑이 가동됨으로써, 발목이 앞으로 훨씬 더 많이 꺾여짐.
- 고관절 가동부가 고정이 잘 되도록, 중간에 고정핀을 삽입. 결과적으로 매우 튼튼하게 고정됨.
즉, 허벅지 슬라이드 기믹이
없다는 점만 제외하면, 가동성에 관해서는 현재까지의 그 어떤 MG보다
세심하게 배려되어 있습니다.
● 관절강도
하이뉴는 설정키가 20m 정도로 건담중에선 가장 키가 큰 편에 속합니다 (사이코는
열외 -_-;) 이런 거대한 덩치 + 등짝에 커다란 짐을 지탱하려면, 관절강도가
대단히 중요하지요. MG 뉴건담에서는 고관절과 발목관절에 묵직한 다이캐스트를
삽입함으로써, 무지막지하게 튼튼한 관절강도를 보여주며 무게중심까지
잡는 두 마리 토끼를 캐치했습니다.
그래서 하이뉴도 비슷한
방식을 채택할 줄 알았는데, 다른 컨셉으로 제작되었습니다. 우선, 다이캐스트가
빠지고, 자체적인 관절강도와 특수재질, 그리고 구조설계라는 기본에
충실한 정도를 걷고 있지요. 결과는 성공!
얼마전 F91인가부터.. 마치
"폴리캡 따윈 필요없어!" 라고 외치는 듯하던 반다이 개발진이었는데,
결과적으로는 아주 호평스럽지는 않았습니다. 애매한 관절강도와 과도한
뻑뻑함, 금형공차의 문제 등등.. 폴리캡을 완전히 포기할 수는 없었을
듯 합니다. 그에 반증하듯, 이 MG 하이뉴는 폴리캡과 ABS 관절이 적당히
배분되어 있습니다. 기존의 폴리캡 기반의 킷에 비해선 ABS 관절부가
많이 늘어난 편이고, F91이나 크로스본 류처럼 ABS관절만 존재하던 킷에
비해선 폴리캡 가동부가 추가된 셈이죠.
그리고 조립하면서
느낄 수 있는 점 한가지는, 뭔가 오묘한 재질감을 가진 관절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스트라이크 프리덤의 똥색 관절(;;)과 비슷한 느낌인데..
ABS처럼 단단하면서 묘하게 무른 느낌의 재질입니다. 주 관절 가동부에
사용되는 L, M, N, O 런너가 그러한데, 예전의 ABS 재질은 커터로 다듬기도
부담스럽게 딱딱하다는 느낌만 강했었지요. 하지만 이 킷의 ABS 런너는
분명 딱딱하지만 희안하게 가동기믹으로써는 유연성을 가진 듯 합니다.
함튼 말로 설명하기가 좀
힘들지만, 만져보면 이해할 수 있습니다. F91의 폴리캡 대용 ABS 관절보다는
조금 부드러워진 듯. 다만 스리덤 관절이 그랬듯이, 도색하시는 분들께는
다소 난해한 재질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 도색을 조심스럽게 하지 않으면
재질이 갈라지거나 부서지는 문제가 여러 차례 보고된지라, 런너부에
테스트 도색을 해보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결과적으로, 관절의 가동성과
강도에 대해 꽤나 많은 고민을 한 흔적이 보이며, 그에 따라 오묘한
ABS 재질과 폴리캡이 적당히 조화를 이루며 아주 '무난한' 수준의 관절강도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아주 뻑뻑하지도, 아주 헐렁하지도 않은 느낌.
특히 최근까지도 악력이
좋지 않아서 저도 심하게 까댔습니다만;; 이런 유저의 불평을 감안한건지
악력부분이 아주 맘에 듭니다. 고정도 잘되고, 적당히 뻑뻑하고. 특히
MG 뉴건담의 가장 약점이 악력이었던 것을 생각하면, 하이뉴는 말 그대로
'완벽'하게 만들겠다는 욕심이 좀 있었던 듯 합니다.
다만, 핀판넬의 고정기믹은 불만스럽습니다. 뭐랄까..
아무런 기믹없이 그저 빈자리에 마찰력만으로
걸쳐놓는 느낌이랄 까요? 고정핀이나 고리가 있는 것도 아니고..
절대 헐겁다고 말할 수는 없으나 지나가다 어딘가 걸리면 툭.. 하고 빠집니다;
한마디로 고정이 헐겁지는 않지만, 애매하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뭔가 추가적인 고정기믹을 넣어줬으면 하는 느낌이 드네요..
그리고 오른쪽 팔뚝의 탄창.. 이것도 좀 잘빠집니다. 본드로 붙여 버릴 까부다 콱!
어쨋든 이정도면 가동성 & 관절강도 부분에서는 합격점 이상의 의미를 부여해줄 수 있을 듯 합니다.
● 호화 옵션
MG 하이뉴의 스탠드는,
알파라는 문자형상을 한 요상한 받침대에 ㄱ 자로 꺾인 특이한 지지대를
갖고 있습니다. 일반적인 스탠드와는 매우 다른 느낌인데, 이게 좋다
나쁘다라는 평가는 좀 어려운 듯 합니다.
그보다는 MG 스리덤 풀버스트
모드처럼, 6개의 핀판넬이 사출되어 날아가는 것을 재현하기 위한 각종
이펙트 파츠가 들어있는데, 퀄리티가 장난이 아닙니다 ^^; 핀판넬 사이에서
전기장을 형성하는 특수파츠는 매우 세련되게 잘 만들어져 있고, 푸른색의
버니어 사출느낌의 부품 역시 대단히 고급스럽습니다. 핀판넬의 고정에
사용된 투명 막대기는 MG 스리덤 풀버스트 모드의 그것과 동일한 부품입니다.
그런데.. 막상 설치해보면
좀 거시기한게, 핀판넬이 너무 무거워서 축 쳐집니다 ;; 그리고 투명
막대기를 스탠드 기둥에도 고정하게 되어있는데.. 거의 모양이 잘 안나온다고
보셔야 할 듯. 그래서 생각만큼 그럴~듯하게 디스플레이하기가 무척
힙듭니다. 스리덤 풀버스트의 경우 수퍼드라군이 가벼워서 그런지 모양이
깔끔하게 나왔는데, 좀 아쉽네요. 함튼 6개 핀판넬을 모두 사출하는
사진 한 장 찍는데만 30분이 넘게 걸렸습니다 -_-;
7000엔이라는 고가는 아마도
이러한 풀옵션 이펙츠 파츠 때문일테니, 비싸다고만 말할 수는 없으나..
뒤집어 말하면 이런 옵션들 때문에 킷의 가격이 자꾸만 상향조정되는
듯 합니다. 모델러 입장에서 많은 옵션을 넣어주는게 나쁘진 않지만,
가격인상폭이 점점 커지는 점은 왠지 좀 거시기하네요. 특히 굳이 8000엔급
대박스에 넣지 않아도 될 만한 볼륨인데, 억지로 큰 박스에 빈공간이
남게 채워넣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 반다이 기술력의 현재와 미래
MG 하이뉴의 전체적인 평가로는,
반다이의 모든 기술이 집약된 킷으로써 "이젠 흠잡히지 않겠다!"
라는 의도가 많이 보입니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군데 좀 불만스러운
부분이 있지만, 전체적인 킷의 느낌은 처음부터 끝까지
"매우 고급스럽다"
라는 점입니다.
그보다는, 나름 인기는
있지만 분명 비주류 기체라 할 수 있는 하이뉴 건담에 이만한 기술력을
쏟아부었다는 점이 뭔가 의미있게 다가옵니다. 메이저 라인업에 집중하던
느낌과는 달리, 이젠 뭐든간에 새로운 킷은 최상급으로 내놓겠다는 의지의
표현일까요? 불만사항을 빨리 반영하고, 평가가 좋은 신기술은 잽싸게
채택하면서 거기에 또 더욱 개선된 기술을 적용하는 서비스 정신이 돋보이는
킷입니다.
어쨋든, 명품입니다. 끝없이
발전하는 반다이 건프라의 현재와 발전하는 미래를 보여주는 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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