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로로의 예언은 틀리지 않는다!"
알 만한 분들은 다 알아들을 만한 말입니다. :-)
많은 올드팬들이 기다려왔던 걍이 드디어 MG화 되었습니다. 애니에는 잠깐 등장하지만, 다른 MS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와 컨셉의
개성만점 기체로써 은근히 인기를 누려온 기체이죠. 초기 HGUC 킷이라 할 수 있는 HGUC 걍도 꽤나 참신하고 품질 좋은
킷이었지만, 역시 그래도 MG로도 나오길 바래왔습니다.
언뜻 보면, MG 걍은 MG 볼과 앗가이의 연속선상에
있는 듯 해보입니다. 다분히 마이너적 기체지만, 올드팬 사이에서 인기가 높고 또 은근히 골수팬도 존재하는 그런 킷. 그래서 좀처럼
제품화가 쉽진 않아보였지만, 막상 나와보면 개발자들의 혼이 느껴지는 명작의 탄생. 하지만 아쉽게도.. MG 걍은 좋은 킷이지만,
볼과 앗가이의 경우처럼 '마스터피스'의 칭호를 내릴 정도의 킷은 아닌 듯 합니다. 흠~
우선 머리가 좀 몸체에 비해 작게 나온 듯한 느낌이
들긴 하지만, 전체적인 프로포션은 최신 MG급답게 매우 우수합니다. 또한 더욱 발전된 슬라이드 금형의 적극활용에 힘입어 접합선
가리기 신공은 절정의 수준입니다. 이제는 조금 익숙해진 통짜다리부품을 기본으로, 쉴드 고정기믹과 같은 프레임 계열 부품까지
통짜부품으로 나왔습니다. 원래가 컬러링이 복잡한 기체가 아니므로, 색분할은 당연히 완벽. 스티커 따위는 전혀 필요없습니다.
HGUC 걍이 프로포션이나 느낌이 참 좋지만, 가동성은
상당히 꽝이었습니다. 그래서 MG 걍의 가동성은 어떤 수준일지 궁금했는데, 역시나 최신의 기술이 집적된 최상급으로 나왔습니다.
어깨의 전후좌우상하 가동범위도 매우 넓고, 팔다리 완전접힘은 기본에다가 발가락 까지 구부리는 애교를 부립니다. 특히 프레임
상태에서의 가동성은 가히 엽기적인 수준이지만, 장갑을 씌우면 제한되 버려서 아쉽지요. 특히 프레임 상태에선 앞으로 완전히 접힐 수
있는 발목 관절이, 장갑을 씌우고 나면 평범한 수준으로 떨어지지요.
또한 건프라는 진화한다는 증거를 보여주는 부분이
있으니, 다리 연결관절의 업그레이드 부분입니다. PG 스트라이크 이후 MG급에서도 채용되기 시작한 다리연결관절의 전후 가동이,
MG 걍에서는 양쪽 관절이 분리되어 따로 가동이 가능하게 업그레이드 되었습니다. 덕분에 다리의 가동성이 보다 업그레이드된 느낌!
간단개조로 전마디 개별 가동이 가능한 손가락 구조도 그대로 채용되었는데, 연방계열 손가락이 아닌 지온군만의 둥그런 손가락 모양이
제대로 살아있어서, 느낌이 아주 새롭고 좋습니다. 그외에 새로운 볼관절 구조를 채용한 모노아이 가동부도 참신하고 재미있는
구조입니다.
MG 걍은 최신 MG 답게 전신 프레임을 채용하고
있는데, 그 프레임의 범위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거의 전범위에 걸쳐있어서, 프레임 재현율로 따지면 거의 100%에 가까운 최고급
킷입니다. 프레임 디테일도 상당히 좋은데, 다리에 가동식 실린더 하나 정도는 구현해줬으면 좋았을거라는 아쉬움도 있습니다. 다리에
실린더가 있긴 한데, 붙박이 몰드로 재현되어 있지요.
MG 걍은 무장이 돋보이는 킷인데, 무장의 양보다는
질로 승부를 걸고 있습니다. 우선 화제를 모았던 MG 최초의 발광 빔사벨은 매우 독특합니다. 구조 자체는 매우 간단하고 별 것
없지만, 불을끄고 빔사벨을 켜봤을 때의 그 느낌은 다른 MG에서는 절대로 찾아볼 수 없는 느낌! 광량이 아주 세진 않지만,
그럭저럭 어두운 곳에서 빛을 발해주긴 합니다. 다만 수은전지 접합부가 좀 부실해서, 단순조립 상태에서는 불이 들어오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보입니다. 리뷰 사진에 보여진대로 간단한 보수작업 정도는 필요할 듯.
특이한 발광 빔사벨 못지 않게 쉴드 역시 상당한
고품질로써, 앞뒤 내부 모두 최고급의 디테일을 자랑합니다. 정교한 내부 구조물은 물론, 쉴드 커버 안쪽의 하이드밤의 재현 및 니들
미사일의 발사장면 재현 등, 쉴드에도 엄청 신경써준 킷입니다.
전체적으로 매우 고품질의 킷인 점은 분명하지만....
한가지 안타까운 단점을 보여주고 있는데, 바로 다소 부실한 관절강도문제입니다. 분명히 하나하나의 관절을 보면 크게 헐렁하다고 말할
만한 곳은 없습니다. 하지만 몸 전체를 모아놓고 보면 뭔가모르게 좀 불안정한 느낌.. MG 막투 2.0도 약간 덜렁대는 느낌이
있는 관절강도지만, MG 걍은 그보다 더 못한 듯 ㅠ_ㅠ
가만히 차렷자세로 세워둘 때는 몰라도, 뛰어난 가동성을
살릴 수 있는 고난이도의 액션포즈를 취하려 하면.. 애매한 발바닥 접지와 결코 뻑뻑하지 않은 무릎관절 등으로 인해 중심을 잃고
쓰러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어깨-팔뚝 연결부와 다리 연결부 등은 고정이 약해서 종종 빠져 버리기도 합니다. 특히 크고 무거운
쉴드 때문에, 허리가 왼쪽으로 기울어서 꾸부정한 자세가 되기 쉽습니다. 즉 아주 헐렁이 킷은 분명 아닌데, 그렇다고 모든 자세가
타이트하게 잡히는 튼튼한 킷도 결코 아닙니다.
또한 무거운 쉴드를 바짝 들어주려면 어깨와 허리관절이
버티지 못하는 경우도 많고, 결정적으로 쉴드의 고정부가 매우 약해서 팔뚝에서 너무 잘 빠집니다 ㅠ.ㅠ 이렇게 큰 쉴드를
만들어놓고, 어째서 또 이렇게 팔뚝과의 연결부를 부실하게 만들어줬는지 이해하기 힘들 정도입니다. 조금만 움직일라 치면 툭툭 밑으로
빠져버리는 쉴드는 꽤나 짜증스럽기까지 하죠. 이렇게 몸 전체적으로 관절이나 쉴드 고정이 아주 타이트하지 못하기 때문에, 아쉬움이
크게 남습니다 흑.. 관절만 전체적으로 뻑뻑했어도 거의 퍼펙트한 킷인데 말입니다요.
데칼과 스티커도 꽤 많이 붙이도록 설정되어 있는데,
하나같이 매우 작은 싸이즈의 것들이라 모두 붙이는데는 애로사항이 꽃핍니다. 마치 걍 ver. Ka를 만드는 기분이랄까? 데칼과
스티커의 스트레스가 높은 편에 속합니다.;;
MG 볼과 앗가이에 이은, 개발자의 혼이 넘치는
야심작이 나오지 않을까 기대했지만, 사실 그 기대에는 부응하지 못했습니다. 좀 심하게 말하면, 최신 기술들을 그대로 적용한 하나의
반복적인 신제품일 뿐이라는 정도 느낌입니다. 껍데기와 모양새는 건담과는 많이 다르지만, 구조적으로는 연방계열 MG와 크게 다를
것은 없는 MG. 특히 극초기 MG 이후로 가장 부실해보이는 쉴드 고정부는 정말 의외라는 생각입니다. 분명히 더 잘 할 수
있었을텐데. 이름이 이름인지라 반다이 개발부에서도 고민안하고 "걍" 만든게 아닐런지..;
물론 그만큼 기대감이 많았기 때문에 그런거지, 킷
자체만 놓고보면 독특하고 품질이 좋은 킷인 것은 분명합니다. 기대가 컸기에 2% 부족하고 조금은 아쉽지만, 그래도 이정도 기본
품질로 MG 걍이 나와준 것 자체에 감사해야겠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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