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괴한 디자인에 악마적 카리스마의 상징, 큐베레이가
MG화되었습니다. 이 킷이 처음 나왔을 때 많은 사람들의 평가가 HGUC 큐베레이의 확대복사판이라고들 했지요. 사실 이 얘기는
HGUC 큐베레이가 색분할과 기믹등 여러 면에서 워낙 잘 뽑혀져 나온 수작이었기 때문에, MG에서 참신한 느낌이 다소
부족해보여서 그랬던 듯 합니다. 하지만 HGUC는 HGUC, MG는 역시 MG입니다. HGUC 큐베레이가 아무리 잘 나왔다곤 하지만,
MG쪽의 퀄리티가 몇단계는 높지요.
우선 이 MG 큐베레이를 처음 접하면 느끼기 되는
것은 바로 "졸라 크다"라는 점입니다. 키는 고만고만 한데, 옆으로는 PG의
키에 해당하는 30cm 이상의 폭이란.. @o@;; 가격대비 등빨의 측면에서는 FAZZ나 릭돔등의 덩치들도 상대가 안되는
볼륨입니다. 사진으로 보는 것보다도 실물을 보면 정말 무지하게 크다는 인상을 받을 것입니다. 덕분에 엄청나게 전시공간을
잡아먹지요;;
MG 큐베레이는 색분할 측면에서 보다 높은 완성도를
보여주는데.. HGUC에서는 스티커로 처리해야 했던 분홍색 띠부분들이 전부 색분할로 완벽하고 깔끔하게 표현되어 있습니다. 도색을
하려는 경우에도, 마스킹 따위가 전혀 필요없도록 완벽분할이 되어 있기 때문에 모두에게 환영받을 만한 점입니다. HGUC도 색분할이
상당히 우수했지만, 이부분에서 차이가 크게 나지요 ^^
그리고 순백색의 사출색이었던 HGUC와 달리, MG는 백옥의
펄 색상으로 사출되어 있습니다. 사출하기 꽤 어려운 색감인데, 진주색같은 묘한 사출색감과 무광틱하고 은은한 분홍색의 조합은 성공적인
듯 합니다. 그리고 고도의 접합선 가리기 신공으로 인해 접합선 따위는 거의 찾을 수가 없는 킷이지요!
HGUC에 대비해 가장 차이나는 부분은 아마도 디테일 부분일
것입니다. 팔과 다리에는 MG답게 내부프레임이 재현되어 있고, 패널이 장착되는 궁디 스커트에도 전체적으로 내부프레임이 잘 새겨져
있습니다. 10개의 판넬은 정교한 디테일과 함께 모두 탈착이 가능하며, 몸체 구석구석에 세밀하게 몰드가 구현되어 있지요. 디테일
부분에서 만큼은 흠잡을 데가 없는 킷.
그리고 커다란 덩치와 커다란 어깨장갑을 버티려면 관절들이
튼튼해야 하는데, 일단은 합격점을 줄 수 있을 듯 합니다. 특히 어깨장갑을 고정하는 ㄱ자 모양의 볼조인트관절이 튼튼해서, 흔들림 없이
잘 고정된다는 점은 정말 다행인 부분. HGUC에서는 어깨장갑의 고정이 다소 약해서 자꾸 쳐지는 경우가 종종 생겼는데, MG는
HGUC보다 훨씬 뻑뻑하고 튼튼한 어깨 관절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반면 다리와 허리쪽 관절은 헐렁하진 않지만.. 너무도 비대한 상체를
버티기엔 뻑뻑함이 조금은 부족한 감이 듭니다. 물론 혼자서 중심을 못잡고 자빠지거나 하는 수준은 아닙니다만, 워낙 상체등빨이 좋다보니
자세를 잡을 때 조금 불안한 면이 있기는 하지요. 약간 더 뻑뻑하면 좋았을 것을. 그렇다해도 HGUC에 비해 덩치도 크면서
관절은 훨씬더 튼튼하다는데 만족. ^^
큐베레이는 특유의 에일리언같은 징그러운 손모양을 가졌는데,
돔과 사자비와 같은 이중가동식의 개별 손가락으로 구현되었습니다. 그리고 고정식 손 두가지도 들어있는데, 이중 손을 편 형태의 고정손의
프로포션이 상당히 좋습니다. 아주 자연스럽게 손을 쫙 편 모습으로써, 마치 레진제 별매부품같은 느낌을 주고 있지요.
워낙 디자인 자체가 요상야릇해서, 구조의
한계상 가동성은 그다지 좋은 편은 아닙니다만.. 등빨이 크다보니 조금만 움직여도 크게 바뀐 듯한 착각을 줍니다. 특히 어깨
장갑의 가동범위가 넓고, 구조도 튼튼해서 역동적인 포즈가 잘 재현되고 있지요. 외부 무장이 빔사벨 하나라는 점은 조금 썰렁하긴
하지만, 원래 설정이 그러니까 어쩔 수 없구...^^; 비행모드 역시 깔끔하게 구현되는데, 양 어깨와 팔을 벌리고 날아가는 포즈는 꽤
카리스마가 넘칩니다.
전체적으로 평가해볼 때, 큐베레이란 MS를 아주 충실하게
표현한 모범적인 MG급 킷입니다. MG에서 할수있을 만한 시도는 충분히 해준 듯 하며, 4000엔의 값어치는 할 만한 물건인 듯.
사출색/색분할도 완벽하고 접합선도 완전히 가려 버린 킷이라서 가조립만 하더라도 꽤 느낌이 좋은 킷입니다.
물론 거대한 등빨이 주 메리트이면서도, 너무도 커서 보관과
전시상의 애로사항이 있다는 양면성도 있습니다. ^^;아쉬운 점은 하만사마의 피규어가 들어있었다면 더더욱 좋지 않았을까 생각이...
(기왕이면 14세 버전으로.. 쿨럭;) 이후에 나온 큐베레이 Mk.II에는 플투 피규어를 넣어주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더욱 아쉬운
감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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