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담계의 MS중에서도 상당히 튀는 녀석, 0080의 캠퍼가 MG로 출시되었습니다. 생긴 것 자체가 기존의 지온군
스타일에서 크게 벗어난 스타일로써, 외형만보면 패트레이버 스타일을
더 닮았습니다.(특히 브로켄!) 그도 그럴 것이 0080의 메카닉
디자이너가 바로 패트레이버의 이즈부치 유타카상이기 때문이죠.
그러니 비슷해보일 수밖에..
가도키의 손길을 거쳐 조금 더 다듬어진 형태로 만들어진 이
MG 캠퍼는, 4000엔이라는 다소 높은 가격이 책정되어 있습니다. 킷의
크기도 그렇고 박스를 열어봐도 다소 의아한 가격대인데.. 4000엔 크기의
박스이긴 한데, 두께도 얇고 내용물도 아주 그렇게 많아보이지만은 않습니다.
3500엔 정도면 대충 될 듯한 부피인데...??
추측컨데, variation이 불가능한 기체라는 점도 작용했겠지요.
그런데 그보다는 실제로 킷을 만들어보면.. 우려먹기도 안되는 녀석을
꽤나 신경써서 설계했다는 느낌이 들면서, 가격이 비싸게 나올만도 하겠다는
생각이 들게 만들어줍니다. 왜 4000엔일까~를 생각해보면 대략 아래의
3가지로 정리될 듯.
첫째로, 몸 전체에 포진한 십여개의 버니어의 표현에
주목. 캠퍼 출시 전부터 반씨네에서 버니어 설계에 뽀인뜨가 있다고
강조해왔었는데, 정말 만들어보니 버니어쪽에 신경 많이 썼다는 느낌이
듭니다. 모든 버니어(발바닥쪽 제외..)는 주황색의 별도 부품으로 버니어
안쪽을 분할해주었기 때문에, 가조상태만으로도 밑에서 올려다보면 버니어들이
현란하게 돋보입니다. 그로인해
가조시에도 꽤 알록달록한 생생감이 있고, 물론 도색시도 편리하지요^^
버니어 하나만큼은 확실히 압권인 킷.
둘째로 상당히 푸짐한 무장을 들 수 있습니다. 견착부를
탈착 가능한 샷건 2정과 그레이트 바주카 2정, 스트룸 파우스트 2정,
빔샤벨 2정 (모든게 2개씩!) 그리고 확실하게 구현된 체인 마인까지!
바닥에 늘어놔보면 정말 어지럽게 많습니다. 진정한 풀옵션이란게 어떤건지
보여주고 있지요. 체인 마인을 제외하고는 모두 몸에 주렁주렁 붙일
수도 있습니다. 특히 체인 마인은 금속제 피복선을 이용하여 그 길고
복잡한 형상을 원하는 모양대로 고정할 수도 있게 잘 만들어져 있습니다.
셋째로, 킷 자체가 워낙에 독특합니다. 기존의 연방/지온계
MS와는 디자인부터 전혀 다르고, 그에 따라 관절 구성과 장갑배치, 조립방법
자체도 좀 특이합니다. 그리고 이런 재활용도 안되는 이상한 녀석을..
무슨 생각에서인지 꽤나 집요하고 꼼꼼하게 잘 표현해놨습니다. 아무래도
이런 개발비가 높아서 가격이 비싸진듯.
캠퍼의 사출색은 설정색에 충실하긴 한데, 개개인마다
취향차가 좀 심하게 나타나는 킷입니다. 위 사진에서는 그저 푸른색감처럼
보일텐데, 실제로는 약간 녹색끼가 도는 군청색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색상이 하필 디지털 카메라가
가장 못잡는 색상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실제보다 더 퍼런 느낌이 강하게
찍혀 버리는데, 3가지의 디카(코닥,니콘,산요)로 찍어봤는데도 다 마찬가지고
다른 사진을 봐도 다 그냥 퍼렇게만 나오더군요. 아무리 사진을
찍어도 정확히 색이 나오지 않는 특이한 색상이라.. 실제와 사진과의
차이가 꽤 크므로, 이점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가동성부분은 약간 어이없는 포인트가 있는데.. 무릎을
꺾을라 치면 뒷다리에 달린 커다란 버니어가 가로막고 있어서 90도도
못꺾습니다;; 분명히 관절 자체는 더 꺾일 수 있는데 생긴 모양 그 자체
때문에 다리 가동성이 크게 제한 받고 있지요. 대신에 팔의 가동성은
꽤 괜찮고, 스커트도 없기 때문에 다리가 양옆 앞뒤로 쫙쫙 잘 벌어지기
때문에 액션포즈는 다행히 그럭저럭 자연스럽습니다. ^^;
MG 캠퍼의 무릎과 주요 관절은, 자세히 보면 구프의
그것과 똑같습니다. 아예 관절부 자체가 구프/구프 커스텀과 똑같은
런너가 들어있지요. MG 구프의 무릎관절은 나사식으로 조이게 되어 있는데,
이 나사가 잘 헐거워지기 때문에 무릎 관절이 부실하다는 지적이 많았죠,
그걸 그대로 쓴 캠퍼도 마찬가지입니다. ㅠ.ㅠ 아주 헐렁하진 않은데,
뻑뻑하지도 않아서 세워놓으면 다소 불안정한 무릎입니다. 팔은 굉장히
뻑뻑한데 하체가 조금 부실한 감이 있어서 아쉬움이 있습니다.. 쩝쩝.
그냥 뻑뻑한 폴리캡으로 해주지~
다양한 무장들을 몸에 주렁주렁 달 수 있어서, 완전무장상태의
박력은 상당합니다만.. 그 무장들의 고정이 좀 애매한게 흠입니다. 등에
장착하는 캠퍼 특유의 바주카들은, 고정부 기믹이 헐거워서 잘 빠져버립니다.
잘 빠지다 못해 고정하는 부품을 잃어 버리기도 쉽지요. (실제로 위
사진들을 잘 관찰해보시면.. 바주카를 고정하는 덮개 하나를 이사할
때 잃어 버려서 없답니다. ㅠ.ㅠ) 궁디에 샷건을 장착하는 부위도 역시
고정이 좀 헐렁.. 악력이 좋은 편이 아니긴 한데, 샷건 손잡이가 똑똑하게
생겨먹어서 샷건만큼은 손에 잘 쥐고 있습니다. 불행중 다행. ^^;
결과적으로.. 이 MG 캠퍼의 가장 큰 메리트는 역시
'독특함, 참신함' 일 듯 합니다. 기존의
MS들에 식상했다면, 이 MG 캠퍼는 정말 '깨는' 킷입니다. 분명 퀄리티나
기체 자체나 건담계 MS가 맞지만, 만드는 느낌만큼은 정말 유니크한
뭔가가 있습니다. 그리고 기믹이나 내부 프레임, 버니어들 등등을 만들어보면
이 킷이 결코 허접한 녀석이 아니란 것도 알 게 되지요. 정말 신경 많이
써서 설계한 킷이구나! 하고 느낄 수 있습니다.
디테일과 기믹을 중심으로한 전반적인 퀄리티를 보면
분명 꽤나 상등품이긴 하지만... 특이한 스타일과 약간 부실한 고정성,
비싼 가격 때문에 조금은 고민스러운 녀석이기도 합니다. 캠퍼를 좋아하는
분께는 강추할 만한 킷이고, 이즈부치상의 패트레이버 스타일을 선호하는
분께도 추천할 만한 놈. 그리고 특히 뭔가 식상해져서 특이한게 만지고
싶을 때도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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