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대에 제타보다 이전에, 아카제로 많은 건프라매니아들을 불타오르게 만들었던 바로 그 추억의 기체가 바로 건담 Mk.II (속칭 막투)입니다. 당시로썬 매우 세련된 듯 한 스타일에, 이전의 구판 1/100 퍼스트와는 비교도 안되게 발전된 가동기믹, 게다가 손가락까지 움직이는 설정등은 참으로 충격적이었습니다. 비록 카피판이라 해도.
어쨌건, 제타와 더불어 오랜 조립식 매니아들의 가슴속에 살아있는 막투도 MG화가 되었습니다. 제타보다는 좀 늦지만, 그래도 14번째로 비교적 초반에 출시되었지요. 그리고 제타와 마찬가지로 인기가 높다보니 너무 초반에 출시된 점이 오히려 불운이 되 버린 킷 중 하나입니다.
MG 막투의 출시 당시의 평은 제타처럼 그렇게 요란법석은 아니었습니다. 분명 좋은데.. 나쁘지는 않은데.. 그렇다고 아주 특별나게 느껴지지도 않는 허전함. 기대가 컸던 것일까요? 당시 기술로써도 그다지 놀랍지 않은 킷으로써, 왠지 그냥 "막투도 MG로 나왔구나" 라는 정도의 반응이 많았습니다. 원본 디자인 자체가 원래 좋았고, 그에 따라 적당한 설계로 무난하게 만들어진 킷이라는 평.
우선 논란의 중심이 된 프로포션.. 고릴라 같다는 평이 많지만 따지고 보면 예전 구판이 더 고릴라 스럽긴 합니다. 이는 원본 디자인의 컨셉과 관련된 문제이고.. 다리가 너무 늘씬해져서 좋다는 의견과 나쁘다는 의견도 엇갈리지만, 발목이 너무 높게 설계된 점에 대해선 불만사항으로 지적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마치 하이힐을 신은 듯이 높아진 발목은 보기에도 불안할 뿐더러, 실제로도 내구성이 별로라는 치명적인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분명 예전 1/100 구판에 비해선 세련되졌다는 느낌은 들고, 처음 만들 때는 꽤나 참신하게 느껴졌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이상하게 썩 만족스럽지는 않은 프로포션입니다. 아마 이후에 발매된 PG나 HGUC 막투의 프로포션이 너무 좋아서 더 그렇게 보이는 듯, 특히 HGUC/PG에서는 하이힐 부분을 보완하여 훨씬더 바닥에 접지가 잘 되어보이게, 안정적인 형태로 수정되었지요.
막투의 실질적인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것은, 별로 튼튼하지 않은 관절들.. 아주 헐렁한 낙지관절은 아닌데, 마디 마디 관절들이 유격이 다소 있어서 킷 전체적으로는 건들건들 거리는 느낌이 듭니다. 특히 어깨부분과 발목부가 그렇고, 높아진 하이힐 발과 더불어 앞뒤로 분할된 발부품의 고정이 약해서, 가만히 세워두기에 불안감이 드는 구조입니다. 조금만 중심을 잃어도 앞뒤로 헤까닥 자빠지는;; 높은데다 세워놓기는 좀 불안합니다.
초기 MG라서 그런지 손의 악력도 약해서 무장을 잘 못잡는데다가, 손목고정이 약해서 손목도 잘 빠지는 이중고를 겪습니다. 그래서 무장을 잡아주는데 여러모로 애로사항이 많지요. (이는 향후 수퍼건담에서 더 치명적이게 됩니다;) 어깨 관절이 약하니까 팔을 들고 싶어도 어깨가 자꾸 쳐지게 됩니다. 이런 거시기한 관절들 때문에 결과적으로 그럴 듯하게 각을 잡기 힘들다보니, 프로포션이 아주 좋게만 보이지 않는 것도 같습니다. 실제로 리뷰 사진을 찍을 때 액션포즈를 잡기가 상당히 힘든 녀석중 하나이기도 하지요.
팔의 가동성은 상당히 좋아서, 백팩의 빔샤벨을 뽑는 자세는 꽤 그럴 듯하게 구현되지만.. 다리 가동범위가 좁아서 별달리 역동적인 액션포즈가 재현되지는 않습니다. 게다가 위에 적어놨든 관절강도도 그저그래서 더더욱 힘들구요; 어쨌든 이러한 관절/가동성/프로포션 등, 구조적인 면에서는 좋은 점수를 주기가 좀 힘든 킷입니다.
무장면에서는 막투가 가져야할 모든 무장셋 - 발칸 포드 포함 - 은 충실히 재현된 편입니다. 부품분할도 적당히 잘 된 편이고, 내부프레임이 다리부분만 재현된 것은 아쉽지만, 디테일은 그럭저럭 만족스럽습니다. 다리의 무버블 프레임을 강조하기 위해 하이힐 패션으로 만들어진 듯 한데, 덕분에 프레임이 자연스럽게 드러나는 효과가 있긴 합니다. 그리고 팔뚝과 머리 등 일부분을 제외하고는 접합선을 최대한 가려주었습니다.
전체적으로, 좋은 평가보다 불만사항을 더 많이 늘어놓은 듯 한데.. 그만큼 건프라 매니아들에게 제타와 더불어 기대치가 높은 기체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다만, 제타만큼의 인기는 아니다 보니, 불만의 소리가 아주 크게 들리지는 않은 정도? 사실 제타 못지 않게 막투의 버전업을 희망하는 분들도 많을 것입니다. 특히 HGUC 막투가 너무 깔끔하게 잘 나와 버려서, 상대적으로 더 그런 느낌이 크게 들지요. MG도 이렇게 내줘! 반다이!
다만.. 아주 쏙 맘에 드는건 결코 아닌데 그렇다고 마구 흠집잡기도 뭔가 모르게 애매한 놈이다보니, 제타에 비해 버전업의 목소리도 작고, 또 실제로도 버전업의 가능성이 훨씬 낮은 듯 느껴지긴 합니다. -_-;;
가만히 세워두고 찬찬히 쳐다보면 그런데로 괜찮은 킷인데.. 손으로 만져보기 시작하면 조금씩 실망하기 시작하는 MG 막투. 이 역시 건프라 매니아들에겐 제타와 더불어 애증의 킷이기도 합니다. 제타를 버전업 하게되면 스리슬쩍 끼워서 같이 해주면 좋으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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