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킷은 MG 발매 1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것으로써, 일본내 내수/수출겸용이 아닌 해외전용으로 발매된 기념판입니다. 상체만 빨간색으로 컬러링이 변경된 이 MS는, 극중에서 마지막 아 바오쿠 공방전에서 머리랑 팔이 날아가면서 유실된 실제 퍼스트 건담기체가 아닙니다. 1년전쟁이 연방군의 승리로 끝난 후에 벌어진 승전 기념식용으로, 짐을 개수하여 만들어진 레플리카(복제품)로 설정된 기체입니다. 이킷의 데칼이나 기타 요소들은 MG의 아버지인 가와구치 명인께서 직접 감수하신 거라고 하네요.
일단 이 킷은 기존의 v1.0 퍼스트의 금형을 그대~로 사용하여, 사출색만 변경된 킷입니다. 하얀색 사출색은 좀더 밝고 뽀샤시하게 나왔고, 빨간색과 회색은 좀더 짙어졌으며, 몸체 상부의 사출색이 빨간색으로 처리된 점만 다르지요. 고로 킷 품질은 퍼스트 v1.0과 별다를 게 없으니 크게 기대는 하지 않으시는게 좋습니다 ^^;
그보다는 옵션이 추가된 킷이라고 볼 수 있는데, 승전사양으로 새로이 추가된 데칼과 MG 10주년 영문카다로그가 첨부되어 있습니다. 이 데칼은 꽤 멋지긴 한데.. 건프라매니아들에게 익숙한 드라이 데칼이 아닌, 습식데칼입니다. 고로 처음 다루거나 저처럼 오랜만에 다루는 사람들에겐 조금 귀찮은 물건이기도 하지요. 붙이는데 시간도 오래걸리고, 실수로 잘 찢어뜨릴 여지가 있는데다가 피막도 상대적으로 약합니다.
습식데칼은 메이커에 따라 품질차이가 꽤 있는 편인데, 실제로 이 킷의 것을 붙여보니 접착력이 아주 좋은 편은 아닙니다. 초보자분들은 약간 고생할 듯... 물에 담그는 시간은 5~10초 정도로 너무 길게하지 말고, 하나하나 잘라내서 빠른 속도로 자리를 잡아주고 물기를 제거해야 할 듯 합니다.
또하나 첨부된 부록인 MG 10주년 카타로그는, 60여페이지의 올컬러 호화본입니다. 나름대로 소장가치가 있다고 보여지긴 하지만, 이것 때문에 이 킷이 구매가치가 있다고 하긴 조금 어렵다고 봅니다. 왜냐면 많은 샵들이 사은품으로 끼워주기도 하기 때문에, 굳이 이 킷이 아니라도 덤으로 구할 방법이 있으니까요. 내용의 대부분은 기존의 MG 킷을 간략하게 소개하는 정도이며, 킷 자체가 해외전용판이다보니 이 카다로그도 전부 영문으로 표기되어 있다는게 장점이면 장점일 수도...
또하나 자잘한 장점이라면.. 개인적으로는 MG 퍼스트 v1.0을 몇 개째 만든건지 잘 기억도 안날 지경이지만, 95년도에 처음 나왔을 때는 관절들이 헐렁해서 이후에 한차례 폴리캡 개수가 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문제는 이렇게 되면 제품의 발매시점에 따라 개수버전일 수도 있고 올드 버전일 수도 있는 뽑기운이 발생하는 경우가 생기는데, (특히 온라인샵에서 산다면 거의 뽑기) 새로운 퍼스트 v1.0 베리에이션 킷인 이 킷은 확실히 개수된 버전입니다. 그래서 고전의 퍼스트 v1.0에 비해선 분명히 좀더 뻑뻑하게 개선된 킷이지요.
다만 워낙 오래된 킷이다보니 구조적 한계는 존재해서.. 팔꿈치가 잘 빠지거나 쉴드 고정이 여전히 좀 까리하거나 한 단점은 그대로입니다. 아주 크게 기대하긴 힘들지만, 헐렁헐렁 자빠지지 않는다는건 다행입니다.
사실, 이 킷을 보면서 가장 먼저 뇌리를 스치는 것은.. 기껏 MG 10주년 기념작이 이거야? 라는 생각입니다. 반다이의 주력대표산업인 건프라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이라는 MG라인업의 10주년 기념작인데 말이지요. 그냥 초판 퍼스트 1.0의 단순재탕으로 넘어가 버릴 거면 차라리 안나오는게 낫지 않았을까 생각도 듭니다. 게다가 아무리 기념판이래도 데칼과 소책자 추가에 무려 1000엔이나 오른 3500엔의 가격도 그다~지 납득이 가진 않네요.
예를 들어 페담의 몰드를 제거한 진짜 퍼스트 v2.0의 엑스트라 피니쉬 펄코팅판이라던지.. 뭐 그런 조금은 더 럭셔리하고 품질도 좋은 녀석을 내줬으면 좋았을 것을.. 어쨌든 아쉬움이 남는 기념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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