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G 자쿠에
이어, 겔구그가 등장했습니다. 그 첫타자는 당연히 그분전용 겔구그. 전체적인
컨셉은 MG 자쿠와 매우 유사하며, 과감하고 의욕적인 시도와 기술적
한계가 동시에 난립하는 킷입니다. 일단 처음 출시되었을 때는 많은
사람들이 엄청난 프로포션에 감동을 먹었었지요. 예전 구판과는 차원이
다른 세련된 프로포션과, 자쿠를 훌쩍 능가하는 거대한 등빨! 커다란
박스와 커다란 부품들.. 보다 많아지고 세밀해진 내부프레임 등등.
하지만 현재
리뷰를 업그레이드하는 2005년의 기준에서 보면, 종종 최악의 MG중 하나로
꼽히기도 하는 비운의 킷입니다. 이유는 가동성과 관절강도 때문.. 가동성이
최악인 것 까지는 그래도 봐줄만한데, 머리부터 발끝까지 어느 한부분도
빼놓지 않고 모조리 헐렁한 관절들로 인해 도대체가 각을 잡기가 힘든
킷이었습니다. 흔들리는 허리.. 소부랄처럼 덜렁거리는 다리, 무릎,
발목.. 올렸다하면 축쳐지는 어깨와 팔뚝.. 당췌 라이플을 쥐기 힘든
손가락 악력.. 거의 패닉 수준이었지요.
그래서 많은 분들이 순접과
퍼티를 동원한 관절강도 보강작업들을 하게 되었고, 이는 나름대로 효과가
있습니다. 어차피 폴리캡의 유격이 충분치 않은게 주 원인이기도 하므로,
폴리캡에 끼워지는 플라스틱 돌기나 볼 부분에 순접(순간접착제)를 발라서 두텁게
굳혀버림으로써 유격을 타이트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물론 이도 겔구그의 관절구조가
다소 특이한 구조적인 문제도 있기 때문에, 완벽하진 못합니다만 그나마
좀 덜 헐렁거리긴 합니다.
그런데, 초장부터 아마
겔구그의 울트라 낙지관절에 대한 불평이 많아서인지, 한차례 개수가
있었던 것으로 판단됩니다. 지금껏 거의 초판본만 사왔던지라 개수여부의 확인이 어려웠습니다만.. 가장 최근에
재판된 것으로 판단되는 겔구그를 하나 더 조립해보니, 분명 폴리캡의
유격이 어느정도 개선되어 있었습니다. 너무나도 황당하게 헐렁하던
관절들이 일정 수준이상으로 좋아져서 아주 심하게덜렁대진 않을 정도..
문제는, 이 개수 시점이 정확히 언제인지 모르겠다는 것이죠 (-_-;)r
결국 MG 겔구그를 사는
것은 '뽑기' 운이 필요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내지는 온라인보다는
오프라인에서 수입년월일을 꼼꼼히 체크하고 사는 것도 방법. (그것도
정확한 방법인지는 애매합니다만.. 수입년월일일 뿐이니까요. 현지에서의
재고방출이었을 수도 있고) 아니면 그냥 마음을 비우고 간단한 순접작업으로
어느정도 보정할 생각을 해도 되지요. 그리고 사실 개수되었다고는 하지만...
초판본에 비하면 훨씬 좋아졌지만, 아주 튼튼해진 건 아니고 좀 덜 헐렁한
정도 수준입니다. 어쨌거나 '겔구그'하면 관절강도 문제가 이슈가 될
수밖에 없는 킷이지요..
관절 강도 문제만 제외한다면,
겔구그는 상당히 좋은 킷이기도 합니다. 가격에 비해 매우 큰 등빨,
풍부해진 내부프레임, 가만히 세워두면 꽤나 포스가 느껴지는 멋진 프로포션..
크고 멋진 쉴드와 빔샤벨 유닛의 재현. 특히 MG 자쿠에 비해, 접합선을
가리기 위해 많은 노력이 이루어진 킷입니다. 어깨,팔,다리,발,스커트..에
이르기까지 접합선을 거의 안보이게 통짜부품들을 많이 채용했지요.
사출색도 상당히 나이스해서 샤아 전용 자쿠에 비해 발군의 색감을 보여줍니다.
물론 프로포션에 관해서는 원작의 느낌과 많이 다르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너무 현대적으로 늘씬하게 리파인된 느낌이라는 지적이지요.
그래서 많은 분들이, 워낙
악평이 심한 킷이라 크게 기대하지 않다가도 직접 겔구그를 보면 "오호..
이놈봐라~"하는 생각들을 하더군요. 일단 열라 큰 덩치.. 접합선
없이 매끈한 표면.. 좋은 사출색.. 멋진 프로포션.. 그러다가 손으로
만지작 대보면 다시 실망도 좀 하게되지만(^^;) 어쨌건 디스플레이 모델로서
상당히 좋은 놈인건 사실입니다.
특히 MG 자쿠에 이어, 개발자들의
의욕이 돋보이는 킷인 것도 분명합니다. (구판임에도 불구하고) 놀라울정도로
신경써준 접합선 문제라던지, 프레임과 버니어들, 메쉬파이프의 채용과
옵션 디테일업 파츠 등, 초기 MG 개발자들의 장인정신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킷입니다. 단지 당시의 기술의 한계에 의해 충분한 품질로 나오지 못했다는게
문제일 뿐, 킷 자체는 정말 좋은 킷에 속합니다. 3000엔 치고 박스도
무지하게 커서 처음 보면 놀랍니다 ^^;
관절에 대해 여전히 찜찜함을
안고 있는 킷이긴 하지만, 기념비적인 MG라는 사실도 분명한 겔구그..
관절에 대해 크게 기대하지 않고(또는 어느정도 보완할 각오를 하고)
만든다면 꽤 멋진 킷입니다. 주저하셨던 분이라면, 뽑기운을 믿고 과감히
질러보시길!! ^^;
- 꼬다리
- 제가 만든 샤아 겔구그는 완전한 초판은 아닌 것으로 판단됩니다. Zakurer님의
제보에 의하면 완전 초회판은 여러 가지가 부족했었고, 지금 리뷰에
올려진 버전은 이미 일부 개수된 버전입니다. 많은 모델러들의 불평에
의해 여러차례 개수가 있었고, 초회판에 비해 변경된 점은 아래와 같다고
합니다. 어쨌든 참 사연도 많고 우여곡절도 많던 MG네요~
- 다리
장갑 내부에 몰드 추가 - 사타구니부분의 덮개 장갑 추가 - 어깨
안쪽에 메카닉 프레임 부품 추가
설마,
위 3가지가 빠진 초판본을 가지신 분이라면 그건 진정한 rare item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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