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여름 하비쇼에 상당히 쌩뚱맞은 라인업이 발표되었는데, 바로 HGUC '하모니 오브 건담'
시리즈입니다. 본디 게임에 등장하는 MS로써 소개되었는데, 설정상으로는 1년전쟁 말기에 국지전용으로 개발된 시제품이라는 뭐 그렇고
그런 배경을 안고 있습니다.
초반에는 이건 또 뭔 설정놀음으로 물건팔아먹으려는 수작이냐~ 라는 혹평도 있었지만.. 어렵게 생각할 건
없고, 새로운 MSV 시리즈라고 보면 딱인 듯. 많은 분들이 과거 MSV를 즐겼는데, 새롭게 탄생한 MSV 시리즈를 미워할 이유는
없겠죠? ^^; (오버스런 설정파괴는 MSV의 기본..) 게다가 최신품답게 그 품질이 매우 좋다면 더더욱. 그리고 디자인 총괄로는
역시 우리의 각선생이 활약하고 있으니, 디자인적으로도 나름 세련된 느낌입니다.
우선, 기존의 자쿠I과 다른 점은 머리와 가슴장갑이 세련된 스타일로 리파인되었고, 빔 스나이퍼 라이플과 전용
백팩의 추가, 그리고 무릎의 지지대 기믹의 추가되었습니다. 전체적으로 변경/추가된 사항이 많아서 단순 variation 이라는
느낌보다는 많이 새롭다는 느낌이 확 들지요. 그리고 가슴팍의 새로운 디자인을 자세히 보면, 랄선생 자쿠I의 디자인이 보입니다. 아마도
곧 variation으로 란바 랄 전용 자쿠 I이 나오지 않을런지..
추가된 빔 스나이퍼 라이플과 백팩의 디테일은 매우 만족스럽습니다. 색분할이 조금 덜되긴 했지만, HG레벨에
이정도면 용썼습니다. ^^ 백팩과 라이플은 별도의 파이프 부품으로 연결하게 되어 사실감을 더했는데.. 아쉬운 점은 이 파이프의 고정이
약해서 자꾸 빠진다는 점입니다;; 본드를 적절히 사용하기엔 재질이 고무파이프라 고정도 쉽지 않고.. 차라리 덜 뻣뻣하게 고정되면
좋으련만, 파이프가 뻣뻣해서 움직일 때마다 더 잘 빠지는 느낌입니다.
기본적으로 신금형의 HGUC 자쿠I의 가동성이 워낙 좋아서, 전체적으로 액션포즈가 매우 자연스럽고 '쉽게'
구현됩니다. 게다가 무릎지지대라는 독특한 기믹이 추가되었는데, 3중 관절로 접었다 폈다 하면서 무릎 앉아자세를 아주 자연스럽게
만들어주지요. MSV 아니면 보기 힘든, 참으로 재미있는 기능입니다.
그리고 이건 또 무슨 조화인지 모르겠는데, 디테일이 좋은 손부품이 5개 들어있으나.. 손등커버는 4개밖에
안들어있어서 하나가 모자릅니다; 그냥 대충 돌려끼우라는 거 같은데, 평소의 반다이 답진 않군요. ^^; 아참 그리고.. 머리의
안테나는 잘빠지고 잃어 버리기 쉬우니 조심하시길.. (ㅠ_ㅠ)
아무리 반다이의 설정파괴에 익숙하다지만, 이 자쿠 스나이퍼는 본 설정과 너무 어긋나게 '빔 병기'를
채용함으로써 설정파괴의 절정을 달리는 녀석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설정을 떠나서, 하나의 킷으로써 완성도가 너무(?)
높습니다. 훌륭한 디테일과 기믹, 프로포션, 가동성, 관절강도.. 흠잡을 곳이 없는 최상급 킷!
특히 다른건 몰라도 '손맛'이 유난히 좋은 킷입니다. 정말 이상하리만치 만들면서도 손맛이
기가 막히단 생각이 들더군요.. 원본인 자쿠I보다도 훨씬 느낌이 좋습니다. 가격도 저렴한 편이니 기존의 킷에 약간 질리신 분이라면
앞뒤 안가리고 일단 한번 만들어보라고 강추 백만번 때리고 싶은 녀석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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