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P01, 풀버니언, GP03에 덴짱까지 HGUC로 나오고나서
한~참 뜸들이고서야 HGUC GP02 사이사리스 (일명 살사리)가 출시되었습니다. 물론 늦게 나온 덕분에 최신기술의 품질을 갖고
태어나긴 했지요 ^^
사실 기존의 1/144 0083 프라 시리즈는 온갖 악평이란
악평은 다 뒤집어쓴 불쌍한 라인업입니다. 반다이 내부적으로는 개발팀 내부의 문제 때문에 사정이 복잡할 때 어거지로 나오는
바람에 품질이 나빴다고 알려져 있지만, 어쨌든 구매자 입장에선 OVA 시리즈중에서도 인기가 높은 0083의 킷이
과거에 고따구로 나왔다는게 참 거시기한 일이었습니다. 구판 1/144 0083 건담들은 프로포션도 최악이었고 사출상태나
부품분할 등 모든 면에서 오히려 전작인 0080보다 못하였지요.
이 킷이 출시된 1991년 당시, 실시간으로 한편 한편
공개중이던 0083 애니를 감상중이던 저는 킷 발매와 동시에 냉큼 샵으로 달려가서 샀었는데.. 뚜껑 열어보고 갸우뚱.. 만들어보고
좌절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덕분에 0083 라인업은 제가 보유한 몇안돼는 완전도색 건프라들이 되긴 했지만요
^^; (도색안하면 도저히 봐줄 수가..)
그후 반씨네에서는 1/100 MG 라인업을 통해 0083의
주요 건담들을 왕창 업그레이드해주었고, HGUC 1/144 라인업에서도 GP01/FB 와 03까지는 나름 괜찮은 품질로
나와주었습니다. 그리고 비어있던 큰자리.. 구판 1/144 0083 건담킷중 최악이라 불리우던 GP02에 대해선 아무래도 좀더
조심스럽게 접근하려 했던 듯 합니다. 욕을 많이 먹었던 만큼, GP02만큼은 특별히 더 깔쌈하게 만드리라.. 뭐 그런게
아니었을런지.
결과적으로 HGUC GP02는 살사리 건프라중에서
'결정판'이라 불리워도 될 듯 합니다. MG 살사리도 굉장한 뽀대와 만만치 않은 디테일, 박력 등에서 좋은 킷이긴 하지만.. 애니의
이미지에 비해 머리가 너무 작고 다이어트라도 한 듯 잘 빠졌다는 지적이 많았지요. HGUC 살사리는, 다소 짤뚱한 애니의 이미지를
최대한 살리면서도 어색하지 않은 프로포션으로 딱! 적당하게 잘 나온 듯 합니다. (물론 평가는 개개인의 눈에 따라 다르겠지만)
특히 MG에서 가장 지적을 많이 받았던 부분이 바로
쉴드인데.. MG에선 쉴드가 하도 크고 무거운데다가 악력까지 약해서 거의 들고 있지를 못했습니다. 그래서 많은 분들이 별별 방법을
동원해서 개조에 개수에 보수에.. 함튼 그렇게 욕먹던 쉴드 고정에 대한 문제가 HGUC 살사리에선 말끔하게 해결되었지요.
우선 쉴드 자체가 MG보다 작고 가벼워서 부담이 적고,
우려되었던 손부품사이의 결합도 매우 튼튼하고, 무거운 것을 들기 좋게 팔의 관절 역시 유난히 뻑뻑하게 만들어져 있습니다. 이 3가지가
어울려서, 스탠드에 몸체를 대롱대롱 매달아도 쉴드를 떨어뜨리거나 하는 일은 사라졌습니다! MG 살사리를 만들어보신 분께는
나름 감격적인 부분일 듯.
전체적인 디테일 역시, MG에 비해 결코 꿀리지 않는 깔끔한
디테일을 보여줍니다. 어깨 버니어의 연동기믹도 MG처럼 잘 구현되었고, 핵 바주카의 결합방식이나 수납이 가능한 조준경까지 MG에서
가능한건 왠만큼 다 됩니다. (물론 콕핏 해치오픈이나 백팩의 핵탄두 수납기능은 없습니다만 ^^;) 몸 전체의 관절은 다른 킷보다 약간
더 뻑뻑한 편으로써, 헐렁이는 부위는 전혀 없는 듯. 오히려 팔관절들은 쉴드를 의식해서인지 무척 튼튼합니다.
그리고 원래 우주공간에서의 활약이 중요한 기체였기에, 좀더
자연스러운 액션포즈를 재현하랍시고 스탠드도 기본으로 끼워주고 있습니다. 사진에서 보시다시피, 역동성의 측면에서 스탠드의 활용도는 아주
좋습니다 ^^
아쉬운 점이라면 역시 스케일이 작은지라 색분할이 좀 덜됐다는
점입니다. 얼굴의 덕트와 발칸 부위는 스티커로 처리하게 되어있고 (본 리뷰에서는 사진에서 나와있듯이 부분도색으로 처리했습니다) 특히
결정적으로 뽀인뜨라 할 수 있는 쉴드의 노란덕트 4개가 전혀 배려되어 있지 않습니다. 솔직히 조금만 신경쓰면 충분히 부품분할이
가능했을 텐데, 아무래도 HGUC 라는 등급의 한계는 지키고 싶었던 모양입니다 ;; 어쩔 수 없이 원본의 느낌을 전하기 위해 도색을
최소화한 리뷰를 지향하지만, 쉴드의 덕트는 하얀베이스+노란색으로 부분도색을 해주었습니다. (그냥 막바로 노란색 칠하면 바탕색이 다
비쳐보여서 탁해보이는거 다 아시죠? ^^;)
그리고 한가지 더.. 빔사벨을 잘 못잡습니다 (-.-;;)
빔사벨 손잡이가 손의 구멍보다 작아서 간단한 개수없이는 고정되질 않아서 주루룩 흘러내리지요. 엄한데에 미스포인트가 있군요.
좀 사소하단 생각은 들지만.. ^^;
어쨋든, 늦게나온만큼 만족스러운 품질과 튼튼한 관절강도,
세심한 디테일, 원작에 가까운 프로포션 등등을 가진 손맛좋고 깔끔한 킷입니다. 적어도 구판과 15년의 격차는 확실하게 느낄
수 있는, 구판에 실망한 분들에게 바치는 최상의 선물이네요. HGUC치고는 상당히 빵빵하고 볼륨감이 좋아서 공간도 꽤 차지하구요.
^^;
이제.. 가베라 테트라를 기대해봅니다 후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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