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S 이글루에 대하여
우선, MS 이글루를 못 보신 분이라면 당췌 이게 뭔가 싶을
만한 기체가 바로 이 '주다'입니다. MS 이글루에 대해 먼저 설명하는 것이 리뷰의 순서인 듯.
MS 이글루는 2004년부터 시작된 full 3D
애니메이션 시리즈입니다. 이는 내용상 지온군의 관점에서, 1년전쟁에서 알려지지 않았던 (이라기 보단 나중에 새로 만든 얘기지만;;)
비화를 다루고 있으며, 603 기술부대를 중심으로 한 지온군의 비밀병기들 실험과 관련된 내용입니다. MS 이글루 각 화에는 지온이
실용화하려던 각종 병기들이 새로이 출현하는데, 물론 다들 작전실패로 끝나는 것들입니다. 실패 안했으면 본편에 나왔어야 하니 당연히..
흠흠.
3D 애니 치고는 사실 그다지 하이퀄리티라고 말하기
힘들지만.. 그 주제가 바로 '지온' 이고 또 자쿠,사라미스,무사이,즈고크,짐,볼 등등 올드팬에게 익숙한 메카닉들이 3D로 활약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감흥을 주고 있습니다.
감독은 0083의 이마니시 타카시. 메카닉 감수는 우리의
각선생(가도키 하지메)와 이즈부치 유다카(패트레이버, 0080..)이 했고 실제 메카닉 디자인은 야마네 키미토시(08소대), 아라마키
신지(모스피다,가사라키) 후지오카 켄키 (A.O.Z) 등으로, 상당히 화려한 제작진입니다. 특히 감독이 그래서인지 왠지 분위기가
0083적인 느낌이 좀 듭니다. 각 편마다 새로운 메카닉이 등장하고, 등장인물은 같지만 편마다 내용이 일단락되는 옴니버스
형식.
건담 시리즈가 20년이 훨씬 넘게 인기를 끌고 있는 비결중
하나는, 사실성이 아닐까 합니다. 단순히 선/악의 대결구도가 아닌, 이해관계와 헤게모니 싸움에 의한 전쟁.. 각자의 대의명분..
그속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영웅들과 인생군상들을 담고 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MS 이글루는 이러한 건담의 '사실성'을 극대화한
작품으로, 작품마다 비장미가 넘치는 사실주의적 전개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대의명분에 의한 전쟁, 썩은 수뇌부의 문제, 냉혹한 전쟁의
현실을 보여주는, 마치 우주판 '라이언일병구하기' 또는 '밴드오브브라더스'라고 말하면 좀 오버일까요? ^^;
어쨌든 노골적으로 1년전쟁 빠돌이 아저씨들을 겨냥한 듯한
작품이지만, 올드팬들에겐 제대로 먹혀드는 작품인 것은 틀림없습니다. 1화에서 잠시 등장하는 샤아.. 말한마디 안하고 붉은 자쿠의
모노아이로 모르스 부호만 때리고 날아가지만, 그순간 샤아의 등장에 위압감과 전율을 느낀 분이라면 당신은 분명 1년전쟁 빠돌이
올드팬.. ^^;
굳이 올드팬이 아니라 할지라도, 군인정신 넘치는 비장미,
박진감 넘치는 전개와 그런대로 화려한 그래픽 등은 충분히 재미를 선사해줍니다. 헉, 설마 아직도 이 재미있는 3D 애니를
못보셨다구요?;;
그동안 안본걸 후회하기 전에 얼른 알아서들 구해서 감상하시길.
싸나이의 가슴을 울립니다. 한편 한편 짧고 굵어서 보기도 편합니다 ^^;
참고링크 > MS 이글루 공식사이트 (물론 일본어)
※
EMS-10 Zudah (주다)
발음상 주다.. 가 맞지만, 왠지 우리말 '주다(give)'랑
발음이 겹쳐서 왠지 좀 헷갈리는 이름입니다. 그래서인지 '즈다'라고도 많이 부르게 되는데, 일단 이 리뷰에서는 표준에 가까운
'주다'로 통일해서 쓰겠습니다.
1년전쟁 당시, 지온군에는 2개의 메카닉 제조사가 치열한
경합을 벌였는데, '지오닉'사와 '치마트'사가 그것입니다. 1년전쟁이 발발하기 몇 년전, 연방군과 지온군간의 대립이 첨예해지면서
군비경쟁이 치열해지고, 지온군의 표준양산기체 선정에 있어서 치마트사의 주다와 지오닉사의 자쿠가 경합을 벌였습니다. 이에 주다는 고출력
추진시 기체결함으로 공중분해되는 사건으로 인해 자쿠와의 경쟁에 밀려, 결국 1년 전쟁 내내 지오닉사의 자쿠/구프/겔구그가 지온의
주력MS가 되었습니다. 이에는 단순히 주다의 결함 때문만은 아닌, 지오닉사의 로비에 의한 결과라고도 하지만.. 어쨌든 주다는 경쟁에서
밀렸고, 개발계획은 폐기됩니다. 원래는 MS-04라 불리우던 주다는, MS-05 자쿠I 에 밀리고 나서 개선된 이름인 EMS-10으로
형식번호를 바꿉니다.
MS 이글루
3화 "궤도 위로 환영은 달린다' (제목은 하나같이 시를 짓습니다) 는 바로 이 '주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오데사에서 궁지에 몰린
지온군은, 이미 폐기되려던 (왠지 동네 수퍼이름 같아서 다소 촌스런) 치마트사의 주다를 부활시켜 새롭게 개선한 것처럼
선전선동을 합니다. 바로 이시기, 마지막 남은 주다의 활약을 다룬 것이 3화의 내용인데, 역시나 마지막은 비장미 넘치는 비극으로
끝나지요.
솔직히 주다의 디자인은 상당히 생소한 느낌이고, 다분히
비호감적인 인상이라는 느낌도 들지만.. MS 이글루를 보신 분은 꼭 그렇게만 느끼진 않으실 듯. 그래도 익숙지 않은 디자인이긴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왠지 모르게 스타워즈에 나오는 사병스럽다는 느낌이 들기도 하고.. 어쨌건 비운의 주인공이지만, 그래도 건담
시리즈 애니의 한 에피소드의 주인공인지라, 이렇게 HGUC 라인업에도 올라오게 되었군요. :-)
그리고.. 어쩌면 주다가 자쿠I 에 밀려 탈락한 이유는,
애니에서 그림그기엔 너무 복잡하게 생겨서라는 설도.. (믿으시면 골room인거 아시죠? ^^;)
※
Review 시작
이제 본격적인 킷 리뷰 시작입니다 ^^;
우선, HGUC 라인업에 주다의 등장은 상당히 깜짝
이벤트였습니다. MS 이글루에 나온 기체는 반다이 뮤지엄 판매 한정판으로 나온 자쿠II 이글루 버전, 자쿠II 이글루 버전 (세모벤테
사양) 이 있긴 합니다만.. 보시다시피 사출색만 변경하고 스티커 넣어준 완죤단순 우려먹기 킷이었습니다. 오히려 EX 계열로
사라미스/마젤란, 무사이 등이 이글루 버전으로 완전 리파인되서 출시되었지요. (1/400의 건콜 무사이도 이글루 버전임다~)
HGUC라는, 반다이의 주력 양산라인업에 MS 이글루 외전의
오리지널 기체가 등장했다는 것은, A.O.Z(어드밴스도 오브 제타)의 헤이즐 시리즈가 HGUC화 된 것과 같은 맥락인 듯 합니다.
이제 HGUC가 고전 우주세기 애니의 기체를 벗어나, 우주세기에 해당만 하면(어차피 이름을 UC로 지어 버렸으니 벗어나기는 좀
글코;) 뭐든 다 킷화할 수 있다는 의지의 표명으로 보입니다. (물론 팔릴만 한 기체라는 전제 하에) 어쨌든 베리에이션도 일부 개수도
아닌, 완전 오리지널 디자인의 HGUC '주다'의 등장은 여러모로 반가운 소식입니다.
이 킷이 놀라운건 단지 외전의 오리지널 기체를 킷화했다는
사실보다, 좀 당황스러울 정도로 퀄리티가 좋게 나왔다는 점입니다. 여러모로 신경을 많이 쓴 킷이란게 확 느껴집니다.
전체적으로 아주 '딱' 적당하다고 말할정도의 관절강도,
어지간한 포즈는 자연스럽게 재현되는 가동성, HGUC 답지 않게 MG급보다 더 세밀한 몰드, 충실한 무장의 설정재현, 덤으로 간지나는
135mm 대함라이플까지 뽀나쓰로... 모노아이의 가동은 MG와 비슷한 방식을 채용하였고, 버니어와 스투룸 파우스트의 주황색 사출색은
펄까지 섞여서 광도 납니다. 최근 HGUC의 기본 옵션인 똥꼬따기 기능이 적용되어 앗씨마/걉스레이의 스탠드 호환도 가능.
한마디로 HGUC 주다는 갈수록 더 좋아져서 도대체 그 끝을
모르겠는 HGUC 품질의 절정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당췌 흠잡을 곳이 없어서, 만약 MG였다면 볼과 앗가이에 이어 100점을 줬을
만한 킷. 완성도 면에서도 같은 외전 기체인 헤이즐을 능가하고 있습니다.
원래 디자인이 지온스럽지 않게 매우 복잡하고 오묘한데, 그중
하안색의 먹선이 들어가야 하는 부위는 모두 마이너스 몰드로 패널라인을 만들어줬습니다. 즉 '알아서 먹선 채우3' 인게죠. 개인적으로
보기에 스티커로 하는 것보다 훨 낫다고 평가합니다. 위 리뷰의 킷은 흰색 에나멜을 붓질로 대충 채워넣고, 휴지에 신너를 묻혀 닦아내는
고전적인 먹선방식으로 화이트 먹선을 넣었습니다. 혹시 안해보신 분은 조금 거부감이 있을지 몰라도, 막상 해보면 초보자라도
누구나 너무너무 쉽게 할 수 있는 간단 먹선법입니다.
그외의 먹선 포인트는 조금 복잡한 정도.. 이지만, 문제는
스티커. 이전의 자쿠II 이글루 한정판에서도 꽤나 많은 스티커질로 승부를 걸더니, 본격적인 HGUC 라인업의 주다는 그보다
훨씬 심합니다. 스티커도 무진장 많이 붙고, 1/144인지라 크기도 작아서 각각의 스티커 네 귀탱이를 칼로 잘라주지 않으면 붙일
면적을 넘어버려서 붙이기도 힘듭니다. 대략 MG에서 Ver.Ka 스티커질을 해보신 분이라면 그와 비슷하거나 약간 더 심하다고 보시면
될 듯. 그래도 단점이라고 하기 보단 (노가다)서비스라고 봐야겠지요.
물론 그까이 스티커 안붙이고 말지.. 하는 분은 상관없지만,
MS 이글루 3D 애니에서도 이미 스티커를 다 붙이고 나온 주다인지라, (실제로 비교해보면 애니의 기체라벨들 모양새와 이 킷에 붙이는
스티커가 거의 동일합니다) 붙이고 안붙이고의 느낌차이는 상당히 큽니다.
결론적으로 생소한 기체 디자인에 대한 비호감만 아니라면..
킷의 품질 자체는 완벽한 킷입니다. 색다른 손맛을 느끼고 싶은데 주다의 디자인은 여전히 거시기하다.. 싶은 분은 MS 이글루 3화를
보시길. 주다의 비장한 최후를 보며 자기도 모르게 주문버튼을 누르고 있을지도.. ^^; 캐릭터의 힘이란 건 바로 이런것!
덧붙여서.. 재미있는 사실 한가지. 완전신제품 '주다'가 바로
완전신금형 '자쿠I'에 바로 이어 출시되었다는 점입니다. 마치 실제 1년전쟁 당시의 치마트와 지오닉사의 경쟁구도를 재현하듯, 나란히
출시된 것에는 분명 나름의 꿍꿍이가 있는 듯. 그것을 증명하듯 박스아트 뒷면의 광고프린트 역시 자쿠I과 주다의 경쟁구도로
편집되었지요. (박스아트 뒷면보기)
더욱 재미있는 것은, 본편에서 주다는 원래 자쿠I보다 성능 자체는 우위인 것처럼 나오는데.. 킷의 품질 역시 자쿠I보다 주다쪽이 좀더 좋다는 점입니다.
물론 HGUC 자쿠I도 품질이 상당히 좋지만, 주다의 품질은 분명히 자쿠I보다 더 완벽에 가깝습니다.
MS 이글루에 등장하는 전함과 이런 오리지널 기체까지
새롭게 출시되는 마당에.. 이글루에 등장하는 각종 기체들도 추가적으로 나올 가능성은 높아보입니다. HGUC 볼이나 후기형
짐이라던지.. 어차피 HGUC 주다가 등장한 2006년 6월의 시점에서도 MS 이글루 애니 시리즈는 계속해서 차기작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기에, 뭐라도 나오지 않을까요?
참고링크 > MS 이글루에 등장하는 기체들 : http://www.msigloo.net/ms/index.html
특히 힐돌프는 뭔 등급이라도 좋으니 꼭 내놔라 반씨네!
-_-+
지구에서 탈출한 후 우주에서 자세제어가
안되서 허둥대는 자쿠II J형(지상형)을 구해주는 우리의 착한 주다.. 제가 생각하는 MS 이글루 3화의 의미심장한 명장면 중
하나입니다. 치마트와 지오닉의 화합인걸까요? 경쟁사이지만 어쨋든 같은 편이니까. 또는 0083에서 GP01이 풀버니언으로
거듭나기 전에 우주에서 허둥대던 장면의 오마쥬 혹은 패러디? 감독이 같은 사람이니 오마쥬라기 보단 자기복제라고 하는게 맞을듯
:-) (저 자쿠의 파일롯이 사실은 여자라서 본능적으로 손을 잡았다는 므흣 러브스토리설도 포함.)
* 오마쥬 :
불어로 ‘경의 ’, ‘존경 ’, ‘숭배 ’의 뜻을 가진 단어. 영화계에서는 흔히 후배
영화인이 선배 영화인의 업적과 기술적 재능에 대해 칭송을 보내면서 주요 트레이드 마크 장면을 흉내내는 행동을 의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