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0 건담 콜렉션(이하 건콜)에 상당히 골 때리는 아이템이 등장했습니다. 4~5cm 정도의 아담한 가샤퐁같던 건콜 완성품이 아닌, 그것들과 동 스케일의 화이트 베이스가 출시되었지요. 물론 완성품이 아닌 철저한 인젝션 조립품입니다. 완성시의 길이는 60cm에 달하며, 그 크기에 걸맞는 13000엔의 고가..
상당히 깨는 아이템이죠 :-)

일단 이 킷은 일본 시즈오카 산이 아니라, 건콜 MS들과 똑같이 "Made in China" 킷입니다. 실제로 박스열고 봉지를 까보면 날카롭고 섬세한 시즈오카 공장의 전형적인 건프라가 아님을 대번 알 수 있습니다. 투박한 부품과 몰드, 크기는 크고 튼튼한 재질, 일부 채색된 부위도 존재하는 전형적인 중국산 프라같습니다.

정확히 말해서 기존의 조그마한 건담콜렉션 수준의 품질을 그대로 확대했다고 할까요? 물론 설계는 반다이 내부에서 했겠지만, (중국 현지에서 설계했다는 설도 있는데 확인못했습니다) 저렴한 대량생산 및 건담 콜렉션의 생산지와 싱크로(?)시킨다는 의미에서 중국공장에서 사출되어 나온 듯 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아주아주 싸구려 품질이냐면, 꼭 그렇지는 않고.. 비슷한 크기의 HGUC 덴짱 등과 비교해볼 때 부품들이 투박하고 몰드가 약간 지저분한 정도입니다. 섬세한 맛은 떨어지지만, 그대신 이정도 크기의 대형 인젝션이 만엔 초반대에 발매된 건 역시 마데전자(;;)의 저렴한 인건비 덕이 아닐지..

데크 앞부분 파란색과 일부 하얀색 빨간색 등은 런너 자체에 일부 채색이 들어가 있는데 (런너샷 참조) 도색품질은 그런대로 봐줄만한 수준입니다. 이런 부분채색과 빅스케일다운 색분할과 스티커 등으로 가조립 만으로도 설정색은 거의 완전히 구현되긴 합니다.

다만 중국산다운 식완스러운 사출색과 엄청난 부품단차 (특히 앞다리 -_-;)가 눈에 밟히긴 합니다. 그래서 정교한 "프라모델" 이라기 보단 정밀한 완구에 가까운 느낌이랄까? 재질도 거의 ABS로 구성되서 투박하고 튼튼한 것이 완구틱하긴 합니다.  또한 빅스케일임에도 불구하고 주포와 메가입자포는 교체식입니다. 그나마 재현해준게 다행일지도.

몸체 곳곳에는 개폐기능이 충실한 편인데, 1/400 건콜 MS들을 수납하라는 용도입니다. 상단갑판 또한은 전체를 위로 들어낼 수 있는데, 그런 식으로 몸속에 20개 이상 수납이 가능하지요. 이런 면에서 보면 디스플레이 또는 수납용으로 적합하도록 만들어진 킷으로 보여집니다. 다만 크기가 크기인지라 전시공간의 압박은 상당합니다;; 왠만한 장식장엔 들어가지 않을테니 천상 먼지를 뒤집어 쓰더라도 외부에 전시해야 할 듯. 대신에 1/144 덴짱처럼 보관이 용이하도록 부분부분 블록별로 조립과 분해가 쉽도록 되어 있습니다.

가조만으로도 설정색은 구현되지만, 사출색감이 썩 좋지 않아서 그런지 휑한 느낌입니다. 위의 가조 사진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혹자의 표현을 빌자면 밋밋한 빨래비누 덩어리 같다는..;; 먹선이라도 넣어주면 좀 나으려나 싶어서 먹선을 열심히 칠해주니 많이 나아지긴 했습니다.(저렇게 먹선 다 넣으려면 꽤 오래걸립니다;) 접합선을 열심히 수정하고, 도색까지 잘 해주면 꽤 폼이 날 것 같지만 도료값이 덴짱 이상으로 먹힐 듯..

어쨌든 "특이하다"라는 점은 인정해줄 만한 킷이며, 1/400 건콜을 수집하는 분께는 나름대로 괜찮은 아이템일 듯 합니다. 투박하긴 해도 퍼스트건담의 항모인 화이트베이스가 빅 스케일로 나왔다는 의미도 크구요. 큰 기대 없이 그냥 커다란 화이트베이스가 탐나는 분이라면 추천할 만한 녀석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