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반다이 라인업에 요상한 제품군이 등장합니다. 이름하여 Ex-model 시리즈인데, 제목 그대로 뭔가 좀 특별한 제품군입니다. 이 제품군의 컨셉은 "건담에 등장하는 각종 메카 중, 레진이나 개라지 키트로나 등장할 만한 아이템을 인젝션화" 한다는 것입니다. 뒤집어 말하면 대량으로 팔릴 것 같진 않은 마이너한 아이템이라 개발비를 뽑기 힘들었던 메카들을 내놓겠다는 뜻입니다.

언뜻 보면 대단히 환영할 만한 내용인데, 이 때문에 두가지 문제점이 있는 제품군입니다. 첫째, 내용물에 비해 가격이 매우 비싸다.. (대략 3배이상의 느낌) 그리고 제작비가 싼 연질금형을 이용하였기 때문에, 재판이 어려운, 즉 결과적으로 한정판적 성격을 가진 제품군이라는 점입니다. 재판이 전혀 안되는 것은 아니지만 재판에 따른 품질저하로 인해 크게 기대하기 힘들다는 그런 뜻이죠.

어쨌든 비싸도 좋으니 이거라도 어디냐.. 라는 생각은 듭니다만.. 이러한 Ex-model의 첫 타로 건담 첫화에 등장하는 건담 트레일러 트럭이 발매되었습니다. 내용물은 SD급 박스와 내용물에도 불구하고 3000엔이라는 고가이죠. ;;;;;

기본적으로 개라지킷으로나 나올 만한 마이너아이템이라는 뜻은, 아마도 도색매니아 층을 노린 킷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Ex 시리즈들은 대체로 색분할에 크게 신경쓴 편은 아닙니다만, 어느정도 기본은 갖춰주고 있습니다. 이 건담 트레일러 트럭도 적절한 부품분할을 통해 가조상태도 꽤 나쁘지 않은 컬러링을 보여주지요.

디테일 면에서는 매우 괜찮은 킷인데, 일반 건프라군에선 보기 힘든.. 마치 밀리터리 킷같은 느낌을 주는 섬세한 디테일입니다. 특히 얇고 작은 사다리 부품같은 것은 정말 밀리터리풍 킷임을 느끼게 해줍니다. (그래서 잘 부러지기도 하므로 주의..!!) 그리고 최근 건프라와 마찬가지로, 밀리터리풍 매니아킷답지 않게 킷 자체는 스냅타이트 킷이라 본드가 전혀 불필요합니다.

'건담, 대지에 서다' 장면을 재현하기 위해선 당연히 1/144의 퍼스트가 필요한데, HGUC RX-78과 궁합이 잘 맞게 설계되어 있습니다. 물론 HGUC 퍼스트는 별도로 구매해야 합니다 ^^;

새로운 제품군의 첫타자로써, 내용물에 비해 가격이 비싸다는 고정관념을 확 박게 만들어준 킷이지만(^^;) 훌륭한 디테일을 갖춘 괜찮은 건프라 악세사리로 평가할 수 있겠습니다. 굳이 따지자면.. 레진이나 개러지로 나온 것보다 구하기도 쉽고 상대적으로 더 싸게 구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좋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