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aim 1/144

A-Class Heavy Metal Set

Kit Review

가조립

2021년 3월, 오랜만에 엘가임 프라모델 시리즈가 리부트되면서 1/144 A급 헤비메탈 세트가 발매되었습니다. 여기에는 1/144 오제, 밧슈, 그룬, 아슈라 템플 총 4개의 킷이 합본되어 있는데요. 이것들은 모두 1984~1985년에 나왔던 킷들을 복각한 것으로서, 초창기 구판 건프라 수준의 품질감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우선 나온 시기가 시기인 만큼, 모든 킷들은 스냅타이트 없이 본드로 조립해야하는데요. 머리부터 발끝까지 대부분의 파츠를 본드로 붙여야 고정된다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지금까지 스냅타이트 킷만 만들어보신 분들이라면, 다소 멘붕이 올만한 조립 방식이긴 하지요.

또한 1984년 수준의 관절 구조인지라, 지금 기준에서 보면 매우 답답한 가동성들을 보여줍니다. 특히 무릎의 경우 하나같이 아주 조금밖에 안꺾이는데, 무릎관절에 고무파이프를 박아놔서 더 그런 듯 한데요. 물론 설계하기 나름이겠지만, 당시의 기술로는 이정도가 한계였던 듯 합니다. 그 외에 발목이나 팔꿈치 가동도 요즘의 건프라에 비할 수 없이 구판스럽기 때문에, 관절 개조 없이 다양한 포징은 어려운 킷들이긴 하네요. 그나마 관절강도가 튼튼해서 다행이긴 하지만, 폴리캡이 적용되지 않아서 반복적인 가동 시 헐거워질 우려도 있습니다.

그래도 발매 당시에는 다량의 고무 파이프와 전선들이 적용되어 나름 센세이셔널한 사실감을 보여주었는데요. 장갑과 관절의 사출색이 구분되어 생각보다는 준수한 색분할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1984년에는 건프라도 단색사출로만 나오던 킷들이 많았기에, 나름 차별화된 느낌도 있었구요.

어쨌든 엘가임의 추억이 있는 올드팬이라면 이것들이 복각된 것만으로도 감격일텐데요. 아무리 구판이지만 큼직한 킷이 4개나 들었는데 3500엔밖에 안하다니, 가성비도 좋습니다. 특히 HG 아톨을 베이스로 아톨 V 맥토민 빌드를 구현하려면 이 킷의 파츠들이 반드시 필요하기도 하구요.

반대로 엘가임을 처음 알게 된 신세대들에게 추천하기는 힘든 킷입니다. 메카닉과 캐릭터에 대한 몰입 없이 요즘 기준으로 접근하여 만든다면 여러모로 당혹스러울 수 있을 듯 하네요. 그래도 가격대비 내용물은 풍성한 킷이니, 오래전의 프라모델 감각을 체험해보겠다면 괜찮은 선택이 될 듯 하긴 합니다. 이런 킷들이 또 나름의 구수한 "맛"이란게 있거든요. :-)

L-Gaim A-Class Heavy Metal Set | 2021.3 | ¥3,500